지금도 그렇지만 20년 전만 해도 연희동은 접근하기 조차 힘든 고급 동네였습니다.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의 사저가 있어 골목 골목마다 초소가 있었고 조금만 서성거려도 바로 불심 검문을 당했습니다.
그 당시 연희동은 도둑이나 강도가 한 명도 없는 전국에서 제일 안전한 동네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었습니다.
그런 연희동이 지금은 하나 둘 폐가가 늘어나고 있는 중입니다.
1세대 들은 연희동에서 그동안 너무나 잘 살았습니다.
그러나 2세대부터 문제가 생깁니다.
상속을 받은 2세대는 당연히 연희동의 200여 평의 집에서 살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200여 평의 잔디를 관리하고 집을 유지 보수한다는 것은 생각 외로 힘든 일입니다.
특히나 며느리들은 당연히 그런 곳에서 살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팔고 싶어 하는데 당연히 안 팔립니다. 왜냐하면 1종 전용 주거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매수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십시요.
매수자는 30년된 주택은 관심도 없습니다.
당연히 모두 철거하고 200평의 대지에 적어도 건평은 100평쯤 되고 5층 정도 되는 빌딩을 신축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그게 안됩니다.
1종 전용 주거지역의 용적률은 100%입니다.
2종 일반 주거지역은 200%인데 그러면 반정도 크기의 건물을 신축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부피는 8배나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200평의 대지에 고작 50평 크기의 2층 건물만 신축 가능합니다. 25평으로 건평을 줄이면 4층까지 가능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신축하여서는 도저히 수익을 맞출 수가 없습니다.
주택은 그 정도 크기도 괜찮지만 상가 임차인을 구해야 하는 임대인 입장에서는 개발 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입니다.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1종 전용 주거지역에서는 주류 판매를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임차인들은 그런 지역을 꺼리게 되는 것이다.
현재 연희동의 주택을 리뉴얼해서 근린으로 바뀐 건물의 업종을 보면 거의 모두 사옥으로 사용하거나 아니면 스튜디오나 갤러리로 사용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몇 십 년 전 연희동 살던 주민들은 연남동쪽은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약간 무시하던 경향도 있었습니다.
주민 편의 시설이나 도로 상태, 상권 등 상대가 안될 정도로 예전의 연남동은 낙후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합니까? 완전히 역전되었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연희동 주민들이 연남동 주민들을 엄청 부러워합니다. 토지 평 단가가 두배 이상 차이 납니다.
물론 연남동이 경의선 숲길과 홍대 역 3번 출구로 활성화되었지만 연남동과 연희동의 지금 격차를 만든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1종과 2종입니다. 바로 용적률의 차이입니다.
전직 대통령이 살 때는 용적률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50평 건평의 2층 주택이라면 충분 했으니까요. 하지만 근린 상가로 개발하려고 하면 문제가 커집니다.
용적률 200%가 최소한의 개발 마지노선이기 때문에 1종으로는 매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습니다.
연희동의 1종일반주거지역을 원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연희동 주민들?
서울시?
서대문구 구청?
개발을 원하는 매수자?
아마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서대문구 구청 입장에서 보면 부동산 거래가 거의 없어 세금이 하나도 안 걷히는 상황보다는 마포구처럼 세금도 많이 걷히고 그래서 주민 편의 시설도 마음껏 해줄 수 있는 2종으로 종상향 되기를 간절히 원할 것입니다.
종상향은 서울시 의회에서 조례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도 서대문구청도 주민들도 원하는 2종 상향은 곧 되리라 믿습니다.
종상향이 되고 이미 2022년 3월 3일 오세훈 시장이 2040 서울기본도시계획에서 발표 했던 것처럼 경의선 수색역부터 신촌 역까지 지하화 된다면 연희동은 폭발적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그래서 매수 고객들에게 연희동을 주의 깊게 보라고 계속 권유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분들도 연희동의 잠재력에 대해 생각해보고 시간이 되면 임장을 통해 연희동이 어떻게 변할 지 상상해 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