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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벳 Mar 19. 2024

집에서 내 맘대로 즐기는 까페 놀이

나를 사랑하는 연습 중


남편을 출근시키고 아이 등교까지 마친 여유로운 아침. 햇살이 좋고 날씨도 따뜻해서 기분까지 포근해진다. 이런 날은 느긋한 기분으로 시간을 보내고 싶다. 뭔가 색다른 이벤트가 없을까.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우아하게 브런치를 먹고 싶다. 맛있는 음식을 느긋하게 즐기며.



하지만 혼자 먹으러 가기엔 좀 그렇고, 갑자기 누군가를 불러 내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브런치에 커피 한 잔까지 하면 2만 원이 훌쩍 넘는 금액. 물가가 너무 올랐다. 나 하나 먹자고 돈을 쓰기에는 좀 그렇다. 그래. 오래간만에 집에서 간단하게 브런치를 준비해서 홈카페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냉장고를 열어 살펴보고 재료들을 꺼낸다. 집에 늘 있는 재료이지만 조금의 수고로움만 닿으면, 이내 훌륭한 브런치 메뉴로 탄생한다.



이제부터 오벳‘s 홈카페 레시피를 시작합니다.




오벳 홈카페 레시피


재료: 호밀식빵, 계란, 새송이버섯, 비엔나소시지, 사과, 드립커피백, 잼 (냉장고에 있는 어떤 재료도 좋아요. 마음 가는 대로)


1. 새송이 버섯과 비엔나소시지를 먹기 좋게 손질한다. 소시지에 칼집을 넣어도 좋고, 버섯은 길쭉하게 썰어둔다.

2. 팬에 새송이 버섯을 넣고 볶는다. 기름은 아주 살짝 굳이 넣지 않아도 된다. 간은 소금, 후추로 한다. 버섯이 익으면 덜어두고, 소시지를 팬에 굽는다.

3. 소시지가 구워질 동안 사과를 꺼내어 깎아 접시에 담는다. 그리고 호밀 식빵을 토스터기에 넣고 굽는다.

4. 소시지가 다 익으면 덜어두고, 그 팬에 계란 프라이를 한다. 이왕이면 써니 사이드업이 보기에도 먹기에도 좋다.

5. 드립커피백을 뜯어 커피잔에 세팅하고 뜨거운 물을 부어 고소한 드립커피를 준비한다.

6. 다 준비된 재료들을 예쁜 접시에 골고루 담아내어 세팅을 한다.

7. 자 그럼 지금부터 홈카페 놀이를 시작합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예쁜 그릇이다. 기왕이면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지. 한 동안 그릇에 꽂혀서 여러 그릇들을 모았더랬다. 오늘의 픽은 카네수즈 접시와 아라비안 핀란드의 커피잔. 브런치 플레이트에 손색없는 구성이다. 어떤 음식도 예쁜 접시를 만나면 그 품격이 배가 된다. 그래서 그릇이 중요하다고 하나보다.



간단하지만 예쁘고 정갈한 나만의 홈까페가 완성되었습니다



냉동된 죽은 빵도 다시 살려낸다는 오븐 토스터기에 구워낸 식빵. 나름 몸을 생각해서 호밀식빵을 선택했다. 첫 입을 약간 시큼하지만 계속 씹다 보면 구수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도 매력적. 바삭한 식빵에 애정하는 본마망 라즈베리잼을 듬뿍 바른다. 계란 프라이도 올리고. 그럼 이제 한 입. 고소한 계란 노른자의 부드러움과 새콤한 라즈베리잼의 맛, 구수한 호밀의 풍미와도 잘 어울린다.



한 두 입 먹다가 약간 느끼해질 때엔 따뜻한 드립커피 한 모금. 구수하고 향긋한 커피의 맛이 입 안을 깔끔하게 정리한다. 사과를 먹어볼까. 아삭하고 달콤한 사과를 천천히 베어문다. 소시지와 버섯도 빠질 수 없지. 뽀득뽀득 소시지와 쫄깃한 버섯의 어우러짐은 계속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준비한 모든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며 먹는 시간. 거실로 들어오는 따뜻한 햇살에 아침 내내 분주했던 마음은 어느새 여유로워진다. 이내 집은 나 만의 브런치 카페가 된다.






전에는 가족들을 보내고 난 후 아침 식탁에 남겨진 음식을 먹었다. 따로 상을 차리기보다 먹고 빨리 치우는 게 더 낫다 여기며. 몇 년 동안 이런 아침 한 끼가 이어졌다. 차갑게 식어 남아버린 음식으로 내 배를 채우는 일은 절대로 나를 위하지 않았다. 오히려 편함을 가장하며 나에게 소홀하게 대하고 있었다. 나도 따뜻한 음식을 먹을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잊고 있었다. 이를 깨닫고 난 후 남은 음식을 아깝다고 여기며 끼니를 때우지 않고, 미련 없이 정리해 버린다.



더불어 매일은 힘들지만 가끔은 나를 대접하는 마음을 지니기로 했다. 화려하고 멋짐이 담긴 요리보다는 소박하지만 따뜻하고 단정한 음식으로. 가끔은 집안일로 분주한 아침을 보내기보다 잠시 멈추고 나 만의 브런치 시간을 가지며 위로를 얻는다.



다른 누군가가 아껴주기를 기대하고 기다리기보다는, 내가 먼저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 주기. 이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마음이다. 그리고 그 마음을 느끼고 표현해야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일임을. 앞으로도 나 만의 홈카페 놀이는 계속될 예정이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절대로 아끼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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