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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오브라이언 Feb 14. 2019

소시오패스(Sociopath)가 득세하는 세상

동서양 고전을 읽다 보면 문득 우리 사회가 건강한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곤 한다. 우리 주변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자신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든다. '금전만능주의'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몇 년 전 젊은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끝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살인마로 등장한 이재경(신성록 분)을 두고 이런저런 정신학적 분석이 인터넷에 떠돌았다. 그 가운데 눈길을 끈 것이 바로 '소시오패스(Sociopath)'다. 각종 스릴러나 범죄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소시오패스는 '반사회적 인격장애(ASPD, 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를 말한다. 소시오패스는 한마디로 정의하면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저지르고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다.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에서 오르내리는 소위 '우리 사회의 지도층'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행태와 면면을 보면 이러한 유형의 사람이 아주 많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우리 사회 지도층의 대부분이 이러하다면 우리 사회는 결코 건강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닐까? 높은 도덕성과 청렴이 요구되는 공직사회에서 오히려 이와는 반대되는 인격을 가진 사람들이 득세하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가 아닌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우리가 몸 담고 있는 조직은 다른지 살펴볼 일이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기관의 인사 행태를 금방 '소시오패스'라는 단어가 머리에 떠오르는 것을 보면, 우리 주변에도 소시오패스가 득시글거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비리에 연루된 사람들은 오히려 승진하거나 좋은 자리로 전보되고, 비리의 척결을 주장한 사람들은 승진에서 탈락되거나 좌천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하니 말이다. 아마도 그 기관의 인사권자가 소시오패스일 가능성이 많고, 그 주변 역시 '소시오패스'들이 차지하고 있을 것이 뻔한 일이다.


각설하고, 대부분의 사회에서 이러한 소시오패스는 전체 인구의 4%에 이르며, 사이코패스와는 달리 평소에는 보통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에 쉽게 구별해내기 힘들다고 한다. 이들은 반사회적인 흉악범죄를 저지르고도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이 없고 타인에 대한 동정심이 없다는 점에서 '사이코패스(Psycopath)'와 유사하다. 그러나 사이코패스는 범죄나 잘못된 행동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데 비해 소시오패스는 스스로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자각하면서도 그러한 행위를 한다는 점이 다르다.


소시오패스는 양심의 가책이 없고 지배욕과 정복욕이 강하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경우가 많다. 주위 사람들과 친분이 두터운 듯해도 이는 계획의 성공을 위한 것일 뿐, 사람 사이의 끈끈한 정이나 큰 슬픔을 느끼지 못한다.


소시오패스는 스스로의 이익만이 중요하기 때문에 양심과 동정심, 죄책감이 없고 자신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지속적으로 타인을 속이고 험담하며, 자신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을 몹시 기만하고 무책임하게 잘못을 떠넘기기도 한다. 타인의 안전과 건강에 대해서도 경시하지만 자기애가 강하여 스스로의 상처에 대한 연민은 큰 편이다. 이 때문에 타인을 해친 후에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행동의 원인을 타인의 탓으로 돌리는 등 사건을 포장하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합리화하기에 급급해한다.


이렇게 보면 우리 주변에서도 너무나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들이 아닌가. 가끔 우리 조직에서도 만날 수 있는 '소름 끼치도록 싫은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그 역시 '소시오패스'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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