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이 오브라이언 Feb 15. 2019

당신의 직장은 안녕하신가요?


"인사가 만사"라는데 여전히 낙하산 인사가 판치고 있다는 기사가 넘쳐난다.


우리 사회는 인사권을 쥔 사람들이 마음대로 하는 것이 인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조직이든 인사의 원칙과 룰(규정)이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말이다. 특히 공무원의 인사는 법과 규정을 따라야 함에도 불구하고 인사권을 가진 기관장이 자기 마음대로 한다. 그것이 인사권이라고 착각하고 있고, 또 그걸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법이나 규정에서 정한 자격이나 절차를 무시하고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은 승진시키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무리 일을 잘해도 좌천시키거나 승진에서도 탈락시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기관장이 부지기수다.


이런 인사를 단행하는 조직은  질서와 소신이라는 게 사라지고 결국 분열과 질시로 조직을 망치게 된다. 인사권자의 눈치만 보고 아부에 능한 사람들이 득세해 판치게 되고, 소신 있게 일하는 사람들은 조직을 떠나거나 애써 일할 의욕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십상시가 판치던 한나라 말기의 중국이 그랬다. 그래서 나라가 혼란에 빠지고 만 것이다.


조직을 바로 세우긴 힘들어도 망가뜨리는 건 금방이다. 인사를 이런 식으로 3년만 계속하면 조직은 금방 와해되고 만다. 겉으론 멀쩡할지 몰라도 속으론 곪아 터지는 것이다.


잘한 인사는 조직의 성장 동력이 되지만, 잘못하는 인사는 조직을 망가뜨리는 암과 같다. '인사'라는 주사를 통해 암세포를 조직 속에 넣는 행위인 것이다.


우리 사회 곳곳이 곪고 있는 것은 바로 공정한 인사시스템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김동길 교수는 '장대높이뛰기 사회'라고 얘기했다. 누군가 열심히 노력해서 위로 올라가려고 하는 순간, 난데없이 장대를 든 사람이 나타나 ‘휙’하고 그 위로 뛰어오르는 일이 비일비재한 사회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인사원칙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게임의 룰'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의 룰'이 공정하지 않고 언제든 심판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게임은 게임이 아니다. 소치 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빼앗긴 것을 두고 말이 많았다. 심판이 불공정하게 점수를 매겼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우리를 되돌아보자. 1988년 올림픽은 공정했는가? 복싱의 금메달을 싹쓸이했던 우리나라가 그다음 올림픽에서의 성적이 어땠는지 보라. 그러므로 소치에서 김연아가 금메달 빼앗긴 것이 당연하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런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를 한 번 되돌아보고 적어도 우리 주변에서 만큼은 이런 문제가 생기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공공기관의 낙하산 인사와 그 정통성 없는 기관장들이 벌이는 조직을 망치는 인사가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적어도 인사에 있어서는 '공정한 게임의 룰'이 사라진 사회, 그것이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한 번 주위를 둘러보자. 그리고 이런 질문을 던져보자.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은 '공정한 게임의 룰'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대답이 'No!'라면 다시 한번 주위를 살펴보자. 주변의 동료들이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도 떠날 준비를 하라. 당신이 타고 있는 그 배는 언제 좌초할지 모르는 난파선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이전글 소시오패스(Sociopath)가 득세하는 세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