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에 대하여

by ocasam

목에 핏대를 올려가며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 '이란 노래를 부르면서도

새 신을 신고 팔짝 뛸 수도 달릴 수도 없었다.

새 신발에 한 점 먼지도 허용할 수 없었기에 뒤꿈치를 들고 살살 걸어야만 했다.

발목이 아프고 종아리가 땅기는 고난의 시간을 견뎌냈다.


몸과 마음이 지쳐갈 즈음 뒤꿈치는 중력의 힘을 거스르지 못하고 대지에 안착했다.

신발에 흙먼지가 묻고 물이 튀고 속세의 때가 묻기 시작했다.

드디어 머리가 하늘까지 닿도록 뛰기와 달리기가 가능해졌다.

여행에서 집에 돌아왔을 때 느끼는 것 같은 편안함이 선물처럼 주어졌다.


새것이 다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데 걸리는 시간

집착에서 벗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어릴 적 이미 큰 깨달음을 얻었던 나는 시간이 지나면서 또다시 방황하고 있다.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테스형의 말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안 하고

그냥 막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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