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는 것도 맛있다며 잘 먹어주는 아들을 위해
아주 오랜만에 점심을 푸짐하게 준비했다.
황태 미역국, 잡채, 고등어 찜, 도라지 초무침, 애호박 전.......
일요일 늦잠을 자고 일어난 아들이 오만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엄마, 나 몸살인가 봐, 몸이 너무 안 좋아. 점심 못 먹겠어. 미안해."
어제 중학생 딸아이가 통닭을 사 달라기에 안 된다고 했다.
오늘은 미안한 마음에 아이가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통닭을 시켜 놓았다.
아이가 오자마자 통닭을 먹으라고 했더니 식식거리며 말했다.
"엄마, 나 학원에서 친구 생일 잔치 한다고 통닭을 많이 먹었더니 배가 터질 것 같아. 미안해."
지난밤에 남편과 말다툼을 했다.
출근하는 남편의 구겨진 셔츠를 보며 마음이 짠했다.
저녁에 갈비찜과 파전, 막걸리도 준비하고 기다리는 중에 남편이 들뜬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여보, 나 오늘 회사 회식이 있어. 당신 혼자 저녁 먹어야겠다.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