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지 않지만 아니 갈 수 없는 곳
병원보다 하스피탈이라 부르는 것이 덜 무서운 느낌이 든다.
대기실이 외래 환자들로 북적인다.
입시 상담실 앞 학생처럼, 면접실 앞 취준생처럼 다소곳이 앉아서
자신의 이름이 위쪽으로 올라가는 전광판을 진지하게 바라보거나
이름을 큰 소리로 불러줄 간호사의 동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순서가 되면 조그만 진료실로 불려들어가 의사 선생님과 단 둘이 마주 앉는다.
말이 쉽지, 까다롭고 어려운 과제가 환자에게 은밀하게 전달된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먹어라,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를 하라, 고기를 멀리하고 통곡물을 많이 먹어라, 붉은 고기보다 흰색 고기를 먹어라, 등 푸른 생선을 먹어라, 견과류를 먹어라, 지나친 흡연과 음주를 하지 마라, 체중 관리를 해라, 싱겁게 먹어라, 물을 많이 마셔라, 적절한 수면을 취하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멀리하라 등
과제를 수행하는 두 부류가 있다 .
첫째, 신의 계시를 받아들이듯 과제를 수행하는 학생
둘째, 설마 내가 병에 걸리겠어 라며 과제를 소홀히 하는 건방진 학생
나는 둘째 부류에 가깝지만 조금씩 생각이 달라지고 있는 중이다.
나이가 들다 보니 이런 생각이.......
나 원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