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두루뫼 Jan 28. 2019

성향#4 구속을 싫어하는 괴이한 "편인"

편인은 정말 내향적이고 혼란스럽고 괴이하다. 

물론 본인은 전혀 혼란스럽지 않다. 주변 사람들이 혼란해질 뿐! 

편재가 독특하고 이상하다면 편인은 괴랄하다.

미안하지만 이 성향은 정말 묘하게 괴랄하다.

 

어쩌면 이중인격자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는데 말이 이랬다 저랬다 하기 때문이다. 

혹은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사실 이중인격자라기보다는 생각이 많고 자유로워서

정말 이게 맞는 것 같아서 이것을 선택했다가, 다시 상황이 조금 바뀌면 저것이 맞는 것 같아서 저것을 선택하는 것일 뿐이다. 진심으로...이랬다 저랬다 할 뿐이라서 이중인격자는 아니다.

세상을 예민한 감수력으로 바라보기에 자유로운 생각이 필요한 예술가나 학자가 많은데

여하간 뒷방에 앉아 혼자 뭔가 뚝딱뚝딱 연구해서 신기한 것을 창조하거나 발명해 내는 재능이 있다. 

다만, 단점으로는 타인과 협동이 어려울 정도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혼자 일하고 혼자 놀아서, 

집단지성을 이용해 다른 사람과 같이 하는 공동연구를 하면 오히려 성과가 안 나오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아마 니콜라 테슬라를 생각하면 전형적인 편인성향이 아닐런지?

 

하지만 그렇게 다른 사람이 오해해도 그러든 말...

자기만의 세계가 있어서 자유롭게 이랬다 저랬다 할뿐

 

그렇다고 편인 성향의 사람들이 모두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창의성이나 독창성이 중요한 영역에서는 유리하지만 주입식 위주인 한국식 교육에서는 

성적이 좋지 않거나 IT 프로그래머나 예술쪽이 어울리지 않나 싶다.


하여간 공부를 잘하는 편인이라면 혼자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고, 

일을 잘하는 편인이라면 혼자 일하는 직종이 잘어울린다는 말이다. 

이런 성향은 보통 혼자 일하는 직업을 가지는 것이 좋은데 추천하자면 연구직,외국어,번역가가 잘 어울린다.

 

자기 나름의 이유는 있겠지만 보기에 빠릿빠릿 하지 않아서 성격 급한 사람들(편관, 편재)이 보면 

답답하다고 좀 화를 낼 수도 있다. 

만화가들이 그렇게 마감 어기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지 않나? 

왜 그럴까? 약속시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들에게는 약속시간 엄수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자기 생각과 상황이 가장 중요하지

 

전에 편관 성향의 리더를 설명하면서 편관 성향이 “전군 진격 앞으로” 를 외쳤는데

앞으로 안 나가고 쭈뼛쭈뼛거리는 병사가 서있으면 친절하게 “왜 여기 서있어?” 라고 안 물어보고

성질 급한 편관은 “너 뭐해?” 말하고 바로 병사의 목을 친다고 설명했었는데

바로 그 병사가 편인 성향이다.

 

그 병사 딴에는 머리 속에서 

“장군이 전군 앞으로라고 말했지만 내가 양말을 안 신고 나왔어 지금 다녀오면 5분인데 

5분이 안 걸릴 수도 있지만 걸리면 혼날텐데 그렇다고 계속 진격하면 5분 거리가 10분 거리가 되고 

그러면 나중에 다시 왕복하면 20분 거리가 되고 등등등”

 

뭔가 이유와 생각은 많이 있었겠지만. 대장군이 진격이라고 하고 모두가 앞으로 나가면 

양말정도는 (물집은 생기겠지만) 그냥 포기해도 되는데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서 실천이 한~두박자 느리니 이런 다수가 신속하게 협동해야 하는 군대같은 곳에서는

어버버 하다가 목이 잘려 날라간다. 양말때문에!!! 물론 양말없이 행군하면 발이 다 까지지~ 아프지~ 인정!

하지만 목이 없어지는 것보다는 중요할까?

 

그러면 편인은 행동이 느린가? 아니다

절대 느리지 않는다. 자기가 꽂힌 무엇이 있으면 마음도 몸도 급해서 후다다닥 달려나간다.

 

뉴턴이 어떤 연구에 꽂히면 갑자기 연구실로 달려가 결과가 나올 때까지 며칠이든 밤을 새며 연구하는데 

그러다가 배가 고프니 옆에 놓여있던 회중시계를 삶아 먹었다지 않나?

그런데 그렇게 연구하다가 거의 다했는데도 자기 나름의 이유가 생겨서 마음이 뜨면 그냥 접는다. 

유명한 예술가 중에 거의 다 작곡했는데 버려두거나 장편소설을 거의 다 집필했는데 

독자들의 아우성에도 완료 안하는 작가들처럼 말이다.

 

가끔 보면 뭔가 일을 시켜놓으면 “네” 라고 착실하게 대답은 하는데

나중에 점검 해 보면 “안한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100% 다한 것도 아닌 경우” 가 많다.

물론 이유는 있다. 생각이 많아서 이유도 많다. 들으려고 하지 마라 

이유를 들으면 편재, 편관, 상관은 다 속상해 죽는다.

자유롭고 창조적인 생각이 많아서 오는 일종의 결정장애라고 생각하면 된다.

 

실력 좋지만 고집 센 엔지니어, 창의성은 좋지만 외골수인 과학자를 상상하면 비슷하다.

자기방어가 너무 강하고, 은근히 벽을 만들고 남을 잘 믿지 않고, 

어떤 경우에는 신중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경솔하다.

 

예를 들어 이런 성향의 후배와 프로젝트를 같이 한 적이 있었는데 내가 어떤 것을 지시했는데

나에게 업무 방향성에 대해 1가지에서 100가지 다 물어보는 바람에 

“이 자식이 나를 테스트하나?” 하는 생각도 했었고 일을 시키면 왜 해야 하고 그럼으로 인해 발생할 문제와 

해결할 문제를 다 설명을 해줘야 해서 “이 자식이 바보인가?” 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가끔 어떤 (자기가 필 꽂히는) 일은 나를 귀찮게 하는 일이나 별다른 문제없이 후다닥 해내는 것을 보고 

“이 자식이 나를 놀려먹나?” 라고 생각도 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원래 러시아 통역 인턴으로 팀에 조인했다가 정직원이 된 경우였다. (언어 전문가)

 

하여간 만약 같이 창업을 해도 엔지니어나 프로그래머로 국한해서 Co-founder 만 가능하지

절대로 투자자를 만나고 영업을 해야 하는 사업가와는 맞지 않는다.

뭐 본인이 하겠다면 하는 것이지만 망할 가능성이 높으니 함께 하지는 않기를 권유한다.

재치가 있지만 그 재치가 영업이나 협상에서는 잘 통하지 않고 술마시고 춤추고 노는 일이던가

아니면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할때만 발현된다.

 

이런 성향이 당신의 선배라면?

그들이 하는 말을 다 믿지 마라. 금방 변한다. 상황이 달라지면 다른 사람 앞에서 바뀌고 그러면 당신이 스트레스 받는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 각각 자기 할 일만 하면 된다. 

챙겨주지도 않을 것이고 딱히 음해하지도 않을 것이다. 

챙겨준다고 말은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 챙겨줄수도 있다. 아닐수도 있다. 

이 성향은 요리조리라서 이렇게 밖에 설명할수 없다.

 

편인이 친구라면 너무 가깝게 지내지 마라. 어차피 무리 속에서도 편인은 혼자서 잘 지낸다. 

굳이 당신이 그 부류를 혼자만의 세계에서 끄집어 내서 무리 속에 집어넣으면 오히려 문제가 생긴다. 

굳이 친하게 지내고 싶다면 서로 거리를 유지해줘라

 

편인성향이 후배라면 기본적으로는 혼자 하는 미션을 줘라. 

간섭받기 싫어하고 지배받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상관성향하고 비슷하지만 

상관성향하고 다른 것은 상관성향은 후배들, 동생들하고 일하는 것은 좋아한다면 

편인 성향은 후배랑 일하는 것도 싫다. 하여간 누구랑 같이 어울려하는 일이 잘 안된다.

 

당신이 편관 성향이라면 귀찮게 굴면 그냥 목을 몇번 베어버려라 

카리스마로 찍어 눌러야 만만하게 안보고 자유로운 영혼이 구속된다.

매에는 장사가 없다.

 

당신이 상관 성향이라면 날 잡아서 논리토론을 벌여서 말로 죽여버려라. 

그래도 약발이 떨어질때쯤 다시 반항할텐데 상관은 어차피 말싸움, 논리싸움, 승부를 좋아해서 

아주 즐겁게 편인을 논리로 이기는 것을 반복할 것이다.

 

당신이 편재 성향이면 먼저 애도의 말을 건넨다. 오지랖이 넓고 프로젝트의 성공, 팀의 성공을

우선시하는 편재는 아주 괴로워하며 끝까지 친절하게 후배의 질문을 다 받아줄테니…

이게 싫으면 편관이나 상관을 택1 해서 따라하던가



"2018.6.29 슬직사롱 기고"

작가의 이전글 성향#3 정의구현을 꿈꾸는 "편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