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465 둘째
둘째가 초등학생이 된다.
지난주 어린이 집 졸업, 이번주 초등학교 입학.
어린이집 원아에서 초등학교 학생으로.
어린이들의 신분 변화는 계절처럼 판이하다.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어른"이 느낄 수 없는
기분좋은 설렘이 있다.
둘째는 새파란 새 가방을 매고,
아내와 나는 멀끔하게 옷을 차려입고 집을 나섰다.
집 앞 초등학교.
길 하나만 건너면 되는.
언제나 눈에 보이는 학교지만,
"너의 학교"가 되었다니 또 한번 새롭다.
학교 앞은 신입생을 환영하는 포토존이 예쁘게 꾸며져 있다.
올해 1학년은 6반까지.
2년전 첫째때보다 1반 줄었다.
6개반 120여명.
요즘 이 정도 인원이면 많은 편이다.
"나 때는 한반에 45명씩 15반까지 있었는데."
뒷줄에서 들리는 학부모의 목소리에 옛생각이 난다.
1학년 어린이보다 어른이 훨씬 많은 입학식.
눈을 반짝이며 내 아이만 바라보는 부모들을 둘러 세운 채,
초등학교 입학식이 시작됐다.
2년 만이지만 여전히 어설픈 초등학교 행사.
호흡이 맞지않아 삐그덕 거리는 행사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어차피 내 새끼 말곤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둘째는 낯선 사람이 많을 때 습관이 있다.
일부러 시선을 피하는 듯 앞만 바라본다.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살피는 일이 없다.
두번째 입학식의 감상은 처음과는 조금 다르다.
짠한 감동은 조금 줄고, 괜한 걱정이 늘었다.
정글에 던져놓은 토끼같은 느낌.
여린 막내라 그런걸까?
아빠가 무슨 생각을 하건 체육관 천장만 바라보는 둘째.
그래, 어련히 알아서 잘 하겠지.
입학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제 몸만한 가방을 매고 걷는 모습이 의젓하다.
장난끼가 도져 말을 걸었다.
"리후야. 내일은 학교갈때 엄마가 같이 간대."
"나 혼자 갈 수 있는데?"
"아니 아니. 수업 때도 같이 앉아있고, 밥도 먹여줄건대?"
"아~! 혼자 할 수 있다고! 오지마!"
실 없는 장난에 정색을 하며 달려든다.
엄마 아빠 도움 받는 것이 부끄러운가...
그래, 네 말대로 혼자서 잘 해보렴.
응원할게. 우리집 막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