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이제 튜브 없는 게 더 재밌네

D+2255 둘째

by 바다별

우리 아파트 지하에는 수영장이 있다.


25m 길이 레인이 3개, 어린이용 풀도 제법 큰 편이라 아침 운동이나 아이들과 물놀이 하기에 충분한 규모다. 군에 있을 때는 늘 타지에 있다보니 거의 못 썼는데, 전역한 후에는 매일 아침마다 수영장을 이용하고 있다.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하루라도 꼭 물놀이를 간다.

오전에는 사람 없는 넓은 풀장을 전세낸 듯 사용할 수 있어 좋고, 오후에는 온 동네 어린이들이 모여 함께 어울릴 수 있기 때문에 두 아이 모두 수영장에 간다면 어깨 춤을 추며 반긴다.

아이들이 워낙 좋아하니 주말에 하루씩 가던 것이 토, 일요일 모두 가는 것이 되었다가 방학하고 나서 부터는 평일 저녁에도 수영장을 가기 시작했다.


평일 저녁에도 물놀이를 하려면 어린이들은 저녁먹기 전까지 그 날 해야할 공부를 마쳐야 한다.

어린이 TV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하는데도 군소리 없이 공부하겠다는 걸 보면 물놀이가 좋긴한가보다.

딩동댕 유치원을 포기하고 공부를 합니다.



부지런히 수영장 물놀이를 다닌 덕분에 두 아이는 튜브를 졸업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튜브 없이는 매미처럼 붙어 떨어지지 않던 둘째는 어느 새 혼자서 물에 뛰어들고 거리낌 없이 잠수 한다.

튜브 없이는 물에 들어가지 않던 시절



물개처럼 물속을 휘젓는 어린이들을 보면 나 어릴때가 생각난다.

182cm 장신이었던 아버지는 냇가 한 가운데 서서 나를 들고서는 이쪽저쪽 집어던지며 놀아주곤 했다.

시간이 흘러 냇가는 실내 수영장으로 바뀌었지만 내가 아이들과 놀아주는 방식은 30년전 아버지와 꼭 닮아있다.

뭐니뭐니 해도 시골 물놀이 만큼 재밌는게 없다.




이리저리 물장구를 치고, 이쪽저쪽 던지며 물에 빠뜨리다 보면 어느새 아이들은 잠수를 배우고, 수영을 배우고, 물놀이의 참 맛을 알아간다.

물과 친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물 먹이며 논 것이 꽤나 자신감을 길러준걸까.

돌고래처럼 펄떡이며 놀던 둘째가 내게 오더니 말했다.


“아빠! 이제 튜브 없는게 더 재미있네~!”

ㅋㅋㅋ 7세 어린이가 물놀이의 맛을 알아간다.

30년이 지나면, 아이들도 나처럼 우리 집의 물놀이 방식을 이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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