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302 둘째
밍기적거리는 둘째의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다.
저녁을 먹을 때도, 샤워를 하면서도, 잠옷을 갈아입고 공부 준비를 하는 때도 느릿느릿한 움직임이 아무래도 느낌이 좋지 않다.
저녁 공부시간,
역시나 둘째는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공책 앞에서 흐리멍텅한 눈으로 고개가 떨어지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있으려면 엄청난 인내심이 필요하다.
졸 때마다 방안을 걷고 오길 몇 번이나 반복했지만 한 번 찾아온 졸음은 쉽게 달아날 생각이 없다.
휘청~!
앞뒤로 흔들리며 졸던 둘째는 마침내 의자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다행히 바닥에 떨어지기 직전에 붙잡을 수 있었는데, 잠이 싹 달아난 휘둥그레진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둘째를 보니 다행스럽고, 우습고, 귀엽고... 화가 난다.
“똑바로 앉아!”
참다 못한 나는 결국 큰 소리를 내고 말았다.
둘째 코끝이 빨갛게 실룩이더니 이내 말간 콧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눈물도 그렁그렁 맺힌다.
"히잉~"
"뭐 했다고 울어!"
"아빠가 세게 말해서..."
내내 졸던 자기 모습은 생각지도 않고 내가 큰 소리를 내서 운단다.
억울한 마음이 들어 둘째의 귓가에 조용히 속삭였다.
"그럼 조용~~히 말할까?"
"아니."
"어쩌란거야~ 너가 계속 졸잖아."
둘째는 벌게진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채 말했다.
적당한 목소리로 말해줘.
적당한 목소리 라니...
이런 상황에서 무슨 "바르게 말해요" 교과서 같은 소린가 싶어도
틀린 말이 아니라 반박하기도 궁색하다.
쉽지않다...
아이들 공부를 시키다보면 나도 함께 도를 닦는다.
아들아, 너도 적당히 졸아줬으면 좋겠다. 진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