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한번 해보고 싶다

하고픈거 다해보기-꽃 배우기

by oddmavin project

11년가량의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이제는 내가 즐기면서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나만의 색깔, 재능을 찾기 위해 자아에 중점을 두기 보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에 맞춰가느라 가랑이 찢어가며 살아온 것 같다. 그런 식으로 살다 보니 인생 정말 허무하더라. 뭘 해도 기쁘지 않고, 감흥은 느낀지 오레오고. 내 안이 깡통처럼 텅텅 비어있는 느낌이랄까. 요란한 빈 껍데기가 된 것 같았다.


직장 생활이 별로였던 건 아니다. 사회경험을 하면서 내가 뭘 잘하고, 뭐에 약하고, 어떤 순간에 화가 나고, 어떤 사람과 잘 맞고, 누구와 상극이고,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고, 뭘 하고 싶은지 등을 알게 됐으니까. 덤으로 걷잡을 수 없은 예민함과 분노게이지에 더블체크 증후군까지 얻었다.


사회 초년생 때는 잘나가는 마케터로 성공하는 게 꿈이었다. 패션에 관심이 많아 패션분야 마케터로 일하며 꿈을 키웠지만, 하고 싶은 일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글쓰기가 적성에 잘 맞았고 재밌어진 것이다. 그래서 카피라이터로 전향하고 지금까지 카피라이터로 달려오다 브레이크 끼익.


꽃 배우는 학원에서 만난 60대 초반의 짝꿍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이 나이가 되니까 인생을 준비하며 살지 못한 게 후회돼요. 내가 다시 30,40대로 돌아간다면 배우고 싶은 거 도전해서 꾸준히 갈고닦아 20년 후를 준비했을 거예요. 지금부터 20년 후를 생각하며 살아요. 나이 들면 정말 무료해. 1만시간의 법칙이란 게 있어. 난 그 시기를 놓쳤지만, 자기는 늦지 않았어. 자신감을 갖고 해봐요. 뭐든 잘할 거야."


내 선택이 맞는지 틀린 지는 알 수 없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선택하면 안 되는 것을 선택하기도 했고, 선택해야 할 것을 그냥 지나친 적도 있다. 하지만 잘못된 선택이든, 잘 한 선택이든 가슴이 시키는 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뭘 선택하던 위험을 감수할 일은 늘 따르니까. 20년 후에 나는 어떤 사람이 돼 있을까? 난 꿈이 없다. 요즘은 그냥 하루살이처럼 오늘의 소확행에 만족하며 보내고 있다. 내 꿈들한테도 번아웃이 와서 휴가를 떠난건가. 쩝. 뭐가 됐든 꽃 배우기 시작한지 이제 1달. 아직까지는 꽃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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