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벽을 넘고서

하고픈거 다해보기-바리스타 도전기

by oddmavin project

벽을 넘는다는 건

나에게 커피는 넘어뜨리고 싶은 벽 같은 존재다. 본디 카페인에 약한 체질이라 커피를 마시면 심할 때 이틀 동안 잠을 못 잔다. 좋아하는데 좋아할 수 없는 벽. 혹자는 벽을 눕히면 다리가 된다 했다. 벽이라 믿고 있는 것. 그 벽을 눕힐 수 있다면, 열리지 않던 다른 세상으로 가는 다리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평생 물에 젖어 살아온 오징어가 마른안주의 대표주자가 되지 않았는가. 커피를 못 마시는 나라고 커피를 못 만들 이유는 없지 않을까. 늘 궁금하지만 선뜻 시도하지 못하다 오랜 생각의 정리 끝에 학원 수강증을 끊는 만행을 저질렀다.


지금 나한테 커피를 멋지게 잘 만드는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커피라는 낯선 벽을 넘어뜨리든 말든 상관없이 이 경험이 훗날 나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커피를 배우며 자주 먹다 보니 내성이 생겼는지 이전보다는 몸이 꽤 커피를 잘 받아주는 거 같다. 이렇게 나를 둘러싼 벽들을 두드리다 보면, 생각의 폭은 좀 더 넓어지고 나란 사람도 더 풍부해지지 않을까.


살아가면서 만날 벽들이 모두 내 생각대로 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벽들을 마주할 때마다 충돌해도 생각보다 아프지 않고 안전하다는 걸 느끼는 마음과 생각의 내성이 생기면 좋겠다.


생애 처음 도전해 보는 바리스타. 평가날 긴장하며 만들어 본 카페마끼아또와 라떼마끼아또다. 왕초보라 뭘 해도 어설프지만, 에스프레소 기계 사용법부터 에스프레스 커피 음료 제조까지 하나하나 차근차근 배워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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