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너다울 때 제일 빛나
지금 완전, 변태 중이다.
애벌레에서 번데기를 지나 한 마리의 나비가 되는 일생. 애송이에서 진정한 내가 되어가는 완전 변태의 시간이다. 그 시간을 함께한 오래된 인연이 있다. 차츰 멀어져 가는 오래된 진심. 서로의 변태를 보면서 깨닫는다. 아. 여기까지가-끝인가 보오. 결을 함께했던 우리의 결의는 결결 사라져 간다.
찌직찌직. 너와 나의 잡음.
각자 다른 환경 속에서 다른 세월을 살다 보면 추구하는 삶의 이상과 관점이 변해간다. 아니지. 원래 추구하던 것들을 좀 더 본격적으로 추구하게 되는 쪽이 맞을까. 찌직찌직. 같은 곳을 향하던 우리의 주파수에 어느새 잡음이 생긴다. 너와 나의 안테나가 같은 곳을 향한 줄 알았는데, 넌 안드로메다. 난 남쪽바람개비은하 M83. 잡음이 커질수록 너와 나의 거리도 멀어져 간다.
같은 추억을 다르게 해석하는 너와 나.
마침내. 드디어. 공감도-공유도-공동의 시간도 무의미해진다. 더 이상 서로를 찾지 않는다. 함께한 추억은 많지만, 함께할 추억은 사라지고. 함께 걷던 평지가, 넘어야 할 산이 되어버린. 산의 이곳저곳을 따지듯 이해타산을 따지는 우리의 관계. 오래된 인연이 인맥 네트워크에 맥없이 치이는 씁쓸함. 내가 정말 좋아했던 그때의 너는 어디 있을까. 더 순수하고, 덜 영악하고, 덜 이기적이었던. 너.
나비는 기억하지 못한다.
애송이 시절을. 알-애벌레-번데기-성충, 4단계의 모진 일생을 살아가는 데 애송이의 마음은 사치다. 나비가 되기 위해, 오직 고치 속에서 목숨을 건 탈출 만이 유일한 방법일 뿐. 나비는 잊어야 했다. 오래된 인연. 과거의 나를. 그래야 자신이 있어야 할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으니까>. 어느덧, 살아남기 위해, 살아내기 위해, 덜 순수하고, 더 이기적이고 영악해진 나비. 순수했던 인연이 떠난 자리엔, 순수한 마음만 남은 채. 잊어야만 했던 애송이의 마음이 나비의 날개에 힘차게 펄럭인다.
괜찮아. 그래도 사랑해.
넌 너다울 때 제일 빛나펄나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