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이렇게 고통을 참지 못하고 남에게 인정받으려 하는 걸까? 우리 사회는 지금의 우리가 있는 그대로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도록 만든다. 그래서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는 걸 어려워한다. 우리는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모른다.
자신을 사랑한다면 남이 무심코 던진 말을 곱씹으며 기분이 상하지 않을 것이고,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으며,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려고 노력하지도 않게 되고, 원하지도 않는 것을 얻기 위해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에 만족하고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며, 하루를 내가 좋아하는 것들과 나를 기분 좋게 하는 것들로 채울 것이다. 이렇게 충만한 삶을 살게 되면 하루하루가 기쁘고 외부가 아닌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결국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결핍이 없는 상태기에 돈을 쓰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 답은 외부가 아닌 우리 내면에 있다.
"바로 해결하려고 할수록 본래 자신에게서 멀어진다." 『저소비 생활』을 읽다가 마음에 꽂힌 문장이다. 우리는 이런 불안한 감정을 누군가 빨리 바꿔주길 바란다. 기분 안 좋은 감정을 즉시 바꾸려 하면 몸에 안 좋은 음식을 찾게 되고, 몸이 아픈 걸 참기 싫어서 약으로 해결하려 하고, 기분이 안 좋다고 상대방에게 짜증을 내고. sns에서 팔로워 숫자를 키우기 위해서 평소 관심에도 없던 주제에 대해서 포스팅을 해서 많은 좋아요를 기대한다. 잠시 동안은 좋아요를 받아 기쁠 순 있어도 팔로워 숫자가 늘어날수록 허무감을 느낀다.
왜 우리는 이런 행동을 반복할까? 결핍의 느낌을 빨리 지우고 싶어서다. 누군가 나는 가치 있는 존재라는 걸 말해주길 원한다. 그래서 단번에 그 느낌을 느끼게 해 줄 쉬운 방법을 찾는다.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보다 즉각적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음식을 먹는 게 쉽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치유될 텐데도 참고 견디는 것보다는 지금 당장 아픈 느낌을 없애주는 약을 먹으려 한다. 조금만 참으면 잘 해결될 일도 막상 그 상황이 닥치면 시간이 길게 느껴진다. 올라오는 감정을 억누르는 것보다는 표출하는 게 더 쉽다. 평소 자신이 진짜 관심이 있어하는 분야와 솔직한 생각을 적는 것보다는 그럴싸한 내용을 적는 게 더 편하다.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다. 이렇게 즉각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쉬운 것을 찾을수록 인생은 더 어렵게 흘러갈 것이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을 소리 없이 잊힐 것이고 그곳에는 남들의 생각, 의견, 보편적인 상식들로 채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인내심을 갖고 조금만 기다리면 다이아몬드가 될 텐데도 우리는 우리 자신을 다듬는 걸 포기한다.
삶의 변화는 천천히 이루어진다. 우리가 세상으로부터 세뇌당했던 시간만 큼이 필요하다. 어쩌면 사고방식을 바꾸려면 여태껏 살아온 날 들 만큼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래서 단번에 모든 걸 바꾸겠다는 마음가짐보다는 한 번에 하나씩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일을 할 마음이 들지 않을 때도 몸을 일으켜 책상에 앉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인정해 주고, 끼니를 대충 때우고 싶더라도 오늘 하루만큼은 건강한 음식을 먹겠다는 마음으로 식사를 해야 한다. 그리고 그때그때 올라오는 마음을 억누르지 말고 온전히 느끼고 관찰해야 한다. 이것은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고 나의 가치는 내가 정한다고 결심하는 것이고 세상의 고정관념으로부터 나를 지키겠다는 굳은 의지다. 이것이 내가 매일 통제할 수 있는 식단에 신경 쓰는 이유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도 내 입에 넣을 수 있는 음식은 내가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든 음식을 먹는 것은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도 아니고, 단순히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끼니를 대충 때우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우리가 먹는 음식에 우리의 인생이 달려있고 미래가 달려있다. 나는 그렇다고 굳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