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단어는 'full'이네요.
'가득한', '빈 공간이 없는'이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단어인데요.
저는 이 단어를 들으면 예전에 학교 교육자료로 봤었던 영상이 생각이 납니다.
정확하게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아마 스님이 돌로 만들어진 담벼락을 보고 얘기하셨던 내용으로 기억합니다.
그 담벼락은 콘크리트나 접착제 같은 것 없이 오로지 모양이 제각기 다른,
아무렇게나 부서진 듯한 모습의 돌들로만 구성되어 있었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근데 또 그 담벼락이 굉장히 오랜 시간 무너지지 않고 바람과 비를 견뎌내며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그런 담벼락이었는데, PD가 스님에게
'이 담벼락은 접착제 없이 돌로만 쌓여있는데 무너지지도 않고 잘 버티네요?'
라는 질문에 스님이 답변을 하셨었는데, 아마
'뭐든 가득 차 있으면 부서지기 십상입니다. 이 돌들은 각자의 모난 부분들을 가득 채우지 않고 생겨난 틈으로 여유를 만들어 바람과 비가 통하게 하고, 적은 면이지만 서로의 면을 맞닿아 하중을 버티어 오랜 시간 유지될 수 있는 거죠.'
라고 대답하셨던 것 같습니다. 영상을 본 지 벌써 10년이 넘어가서 정확한 말씀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렴풋이 메시지와 장면들은 스쳐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저 장면이 머리에 강하게 남아서일 까요,
저는 무엇이든 가득 채우는 걸 별로 좋아하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통 안에 물건을 채우는 것이든, 마음을 채우는 것이든.
최근에는 마음에 무언가를 가득 채우려고 계속해서 애를 썼는데요,
결국 마음이 채워지기도 전에 제가 먼저 지쳐버리는 일들이 계속 생겨나서
오히려 더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이제는 무슨 일을 하든, 무슨 상황이 되었든 최대한 여유를 가지려고 합니다.
무언가 가득 차 있다는 건 그만큼 가진 것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더 담을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삶에는 변수가 너무 많고, 언제 우리 안에 많은 것들이 들이닥칠지 모릅니다.
오늘은 조금 더 여유를 가져보는 하루를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