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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자옥 Oct 27. 2020

사람을 가려 만나라

마흔만 돼도 사람들은 자기는 사람 보는 눈이 있다고 한다. 딱 보면 어떤 사람인지 감이 온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만나는 사람들을 보면 안 그래 보인다. 사람 때문에 속 썩고 믿었던 사람한테 배신도 당한다. 어떤 사람한테는 끌려다니기도 하고 자꾸 눈치를 보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한테는 갖고 있는 에너지를 전부 다 뺏기기도 한다.    

 

다음은 내가 생각하는 되도록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이다.         

나에게는 관심이 없으면서 자신에게는 무한 관심을 주길 바라는 사람. 

내가 원하는 것보다 자기가 원하는 걸 훨씬 더 많이 말하는 사람.

남을 낮춤으로써 자기를 드러내려 하는 사람.

나도 너 못지않게 괜찮은 사람이거든 하면서 자꾸 나를 증명하고 싶게 만드는 사람.

오늘은 또 뭐가 맘에 안 드나 하면서 자꾸 기분 살피게 만드는 사람. 

또 그런 내 모습을 은근히 즐기는 사람.

진짜 감정을 자꾸 숨겨 내가 찾아내도록 하는 사람.

남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그걸 유머라고 하는 사람.

편협한 지식을 갖고 있으면서 남이 하는 말마다 다 틀렸다는 사람.

항상 비관적인 사람, 그래서 만나고 나면 기운이 빠지는 사람.

누군가 만만해 보인다 싶으면 이용하려 들고 가능하면 자기 밑에 두려는 사람.

늘 남보다 우월해 보이려고 애쓰는 사람, 그래서 거짓말도 쉽게 하는 사람. 

취하면 공격적으로 바뀌는 사람.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르고 스스로를 학대하는 사람.      


다음은 역시 내가 생각하는 적극적으로 만나야 할 사람이다.      

내 관심사와 내 마음을 물어봐 주는 사람.

그리고 그걸 존중해 주는 사람.

다른 사람에게는 하지 않던 얘기도 편하게 하게 만드는 사람.

실수해도 부끄럽지 않게 하는 사람. 

나를 더욱 나답게 만들어 주는 사람.

남의 장점을 잘 찾아주는 사람.

만나고 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뭔가 해보고 싶게 만드는 사람.

자기감정을 솔직하지만 거칠지 않게, 그래서 누구도 다치지 않게 말할 줄 아는 사람. 

내 말에 충분히 귀 기울여 주는 사람, 그래서 그의 말도 기꺼이 들어주고 싶게 만드는 사람.

만날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   

  

안다. 현실에서는 이렇게 가려 만나기 쉽지 않다는 거. 그리고 아닌 것 같은 사람 끊어내기도 어렵다는 거. 끊지 못하면 적어도 멀리하기라도 해야 한다. 나이 들수록 만나는 사람이 곧 나다. 내 주위에 어떤 사람이 있느냐에 따라 나도 변한다. 긍정 에너지로 나를 성장시키는 사람을 만나라. 만나는 사람의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가 중요하다. 어른일수록 사람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사람은 가려서 만나야 한다. 

© trevoykellyphotography,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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