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밑바닥을 확인했다.

맞아, 엄마도 너랑 살거야. 엄마는 너만 있으면 돼. 너무 소중한 너만!

by OH 작가




"이제 자자. 내일 학교 가야지."


변호사와 경찰은 혼인 유지 중이라 그를 집에서 쫓아낼 수는 없지만, 솔직히 저렇게 집에 들어 오면 안되는 거라셨다. 워낙에 자기 중심적이고, 자기 잘못도 인정을 안 하는 게 그의 성격이었다. 자존심과 고집만 갖고 사는 사람 같았다.


"그래도 아뿌가 잘한 일 한 가지는 있네."


"응? 뭐?"


나는 자려고 나란히 누워서 갑작스레 아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나를 낳게 해 준 거."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눈물이 나려 했다. 맞는 말이다. 내가 그 인간과 살면서 제일 후회 안하고 제일 감사하는 건 아들을 얻은 거다.

나는 눈물을 흘리기가 싫어서 말없이 아들을 꼭 안아 주었다.


"나 학원 안 다녀도 돼. 학원 못 다녀도 엄마랑 살거야."


"학원을 왜 못 다녀. 엄마가 일도 구할거고, 당분간만 힘든 거야. 다 정리되면 괜찮아. 엄마는 우리 아들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거야."


아들은 내 품에 꼭 안겨서 내가 등을 토닥이는 대로 가만히 있었다. 그러더니 또 사랑한다고 속삭였다. 나도 아들을 꼭 안아 주며 말했다.


"힘들게 해서 미안해. 엄마는 네가 있어서 행복해. 울 아들 위해서 뭐든 할 거야. "










"고객님 그러면 착신이랑 발신번호 표시해 놓은 서비스 만이라도 해제 하시면 어떨까요? 고객님 명의니까 고객님이 해지 하시겠다고 하면 가능하십니다."


"아, 그래요? 그러면 지금 바로 그 두 가지는 해지해 주세요."


그래도 남편이라고 신용카드며, 통장이며, 사업용 전화번호며, 내 명의로 사용하게 해 준 내가 이제서야 등신 같이 느껴졌다. 반대로 엄마가 준 아파트와 자동차를 내 명의로 해 놓은 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패밀리에서 빼 주세요."


"고객님 그러면 상대방에게 인증 번호를 받아야 하는데 제가 전화해서 인증 번호 받아 처리해 드릴까요?"


"그러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나는 더 이상 망설임도 굳이 다른 핑계를 찾지 않았다. 통신사 고객 센터에 전화해 이제 패밀리가 아니니 패밀리 결합에서 당장 뺐으면 좋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통신사 고객 센터 상담사는 얘기를 듣더니 배려하는 차원인지 본인이 그에게 전화해 상황을 얘기하고 패밀리 결합에서 빼 주겠다고 했다. 나는 너무 고마웠다.


"되도록 빨리 팔아 주세요."


"요즘 부동산 시장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아서, 매매가 되려면 좀 걸릴 거에요."


나는 12군데 부동산에 집을 내 놨다. 이사할 때도 일 원 한 푼 안 준 그 때문에 주택 담보 대출부터 해결해야 했다. 아이랑 둘이 새로 시작하면서 달달이 대출금까지 떠안을 수 없었다.


"앱에다 내놔봐. 요즘은 그게 더 빠르고 가격 비교가 편리하대."


나는 남동생과 전화를 끊고 중고차 판매 앱을 다운 받았다. 그리고 차 사진 내부와 외부 사진을 꼼꼼히 찍어 판매 요청 신청을 했다. 2월달부터 생활비가 끊겼고, 신용 카드 두 개가 리볼빙이 되고 있었다. 생활도 해야 하고,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했다.


"다음부터 차 구매하실 땐 흰색이나 검은색으로 구입하세요. 빨간색은 호불호가 강하고 사람들이 많이 구매하는 색상이 아니라서 팔때 손해에요."


중고차 판매 앱에 사진을 찍어 올리고 신청을 했더니 경매처럼 가격이 올라왔다. 그리고 4일 만에 판매 됐다. 4년 넘게 타던 차고, 깨끗하게 관리를 잘한 편이라 가격은 나쁘지 않게 받았다. 매매를 진행하는 딜러 아저씨께서 차 상태를 확인하러 와서 차 색상이 흰색이나 검은색이면 더 받을 수 있었을 거라며 친절하게 설명도 다 해 주셨다.


너무 급하고, 힘들땐 아빠가 도와 주시기도 했다.








"괜찮아요. 우리는 애가 셋이라 별일이 다 있는대요. 뭐."


단짝에, 4년 동안이나 같은 반이었던 아들의 친구가 집에 놀러왔다. 아이들이 소파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놀다가 밖에 나가 공놀이를 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축구공을 챙겨서 집 앞 아파트 안 놀이터에 갔다. 아들 친구네 엄마와 초등 1년인 여동생이 데리러 왔다. 책가방을 가지러 집에 들렸는데 글쎄 그가 집에 들어와 있었다.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아들 친구의 초등 1년 여동생이 대문을 열자마자 먼저 뛰어 들어갔다. 현관 중문을 열면 거실 소파가 바로, 가까이 보인다. 그런데 그개 소파에 팬티만 입고 누워 있었다. 초등 1학년 여자애가 빤히 쳐다보고 있는데 미동도 없었다. 아들 친구의 엄마와 아들, 아들 친구가 뒤이어 들어와 대문 앞에 서서 빤히 쳐다보고 있는데도, 맨 살에 팬티만 입고 누워서 부끄러움도 없이 꼼짝도 안하고 누워서 TV만 쳐다봤다.


나는 너무 낯뜨겁고 창피해서 어쩔 줄을 몰라서 아들 친구의 엄마에게 미안하단 말만 연신 했다. 아들 친구의 엄마는 애써 웃으며 되려 나를 토닥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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