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한다고 하는만큼 얻어지는 시대가 아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하면..
정신을 차리기 위해 집 아래 카페로 왔다.
정신 없이 몰아친 일들과 정리로 어떤 생각들을 할 시간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 시간이 생겼다. 시간은 생겼는데 멍했다.
요 며칠 정말이지 내가 뭘 읽고 있고, 뭘 하고 있고, 뭘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게 몸은 무겁고 멍했다.
작가일 할 때 사무실 근처 카페에서 노트북을 펴 놓고 집필을 한 적이 꽤 있다. 감독님들은 왜 사무실 놔 두고 시끄러운 카페로 가 글들을 쓰냐며 신기해 하셨다. 그런데 그게 이상하게도 잘 써질 때가 더 많았다. 폼 잡는 게 아니다. 허세도 아니다. 그냥 이상하게 그렇게 하는 게 더 작업이 잘 될 때가 있다. 정신 차려질 때가 있다.
그때 생각이 나서 아들을 학교에 등교 시키고, 빠르게 세탁기 돌리고, 집안 청소 해 놓고 노트북을 챙겨서 카페로 내려 왔다.
글을 쓰기 위해서, 앞으로의 계획들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나의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 차리기 위해서다. 정신 차리고 뭔가를 해야만 뭐라도 나온다.
멍하다고 집 소파에 누워만 있으면 아무것도 찾을 수 없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하찮은 거라도 좋다. 뭐라도 해야 뭐라도 나온다.
오랜만에 브런치를 했다.
저출산 대책위 시민 위로서 함께 회의를 진행 했던 팀원들과의 브런치였다. 즐거 웠다.
11년의 경단녀로서 주부로만 있다가 시민 위원으로 뽑아 준 시 덕분에 시의 이런저런 회의에 참여한 게 어느 새 4년이 넘었다.
나는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를 때는 일단 내가 뭘 할 수 있는 지 부딪혀 보는 성향이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찾아 지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건 여태 살아 오면서 뻔하게 느낀 결과이다.
야쿠르트 배달 매니저 일도 9개월 부딪혀 보고, 렌트카 인바웃 상담 매니저 일도 3개월 부딪혀 보고, 학습지 선생님도 해 보려 했고, 안 해 보던 노동 일도 부딪혀 봤다.
열심히 브런치를 통해 글도 써 올려 보고 있다. 이력서를 열심히 전송하다가 결국 취업 지원 제도 상담도 받았다.
11월부터는 취업 지원 제도 상담한 계획에 따라 컴퓨터 자격증 수업도 들으러 다녀야 하고, 구직 활동도 해야 한다.
달달이 한 번 공지 뜨는 시의 교육 현장에 모니터링 도 다녀야 한다.
아직은 생활을 무리 없이 해 나갈 정도의 경제력을 안겨 주는 일들이 없다.
더구나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이제는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나와 아들이 여기서 더 무너지지 않고 힘차게 살아 나갈 수 있을 지 답을 찾은 거 같지는 않다.
당장 답을 찾기를 원하지만, 빠르게 그 답이 찾아지길 원하지만, 아직은 답을 찾는 과정 속에 여전히 놓여 있는 거 같다.
올해도 어김없이 올라오기 시작하는 미세먼지처럼 조금은 답답하다. 올해를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래도 찾아 나가다 보면 또 찾아지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감사하며 살자,'는 마음으로 이렇게 글이라도 써 올린다.
정신 차리기 위해 나를 붙들어 잡고 아들과 서로 쳐다보며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