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작은 감탄
별생각 없이 나선 평범한 출근길이었다.
‘으~ 벌써 꽤 쌀쌀해졌네. 금세 또 겨울이겠구만’
10월로 들어서면서 바람에 감돌기 시작한 찬 기운이 양 볼에 느껴졌다.
요즘은 봄가을을 즐길 새도 없이 순 덥고 춥기만 하다면서
속으로 투덜대고 있었던 듯하다.
공사 현장 쪽에서 불어온 바람에 매캐한 흙먼지가 섞여 있었기에
인상이 한 층 더 찌푸려졌다.
코너를 돌자, 반쯤 박살 난 승용차가 갓길에 힘없이 축 처져있었다.
‘아주 박살이 났네… 쯧쯧’
출근길 골목엔 작은 차량정비소가 하나 있는데 지하철을 타려면 항상 지나쳐야 하는 코스다.
이곳을 지나면서 늘 보는 건 부서진 차, 부풀어 오른 에어백, 깨진 창문과… 하얀 꽃.
…음? 하얀 꽃?
“빼꼼”
그 순간엔 확실히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지만
분명 그런 소리가 들렸던 듯하다. 아니, 보였달까?
하얗게 피어난 한 송이의 철쭉이 눈앞에 뻔뻔하게 나풀거렸다.
이 10월에. 평범한 출근길의 칙칙한 골목 안에서.
난데없이 나타난 작고 하얀 철쭉 한 송이.
발걸음은 서서히 느려졌고 꽃 바로 앞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아니 이렇게 뻔뻔한 철쭉을 보았나.
피식 웃음이 나온다.
계절을 착각하고 어설프게 피어난 그 엉뚱함이 귀엽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정비소 사장님은 꽃을 좋아하셨나 보다.
봄이면 이쪽 부근이 꽃들로 가득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잠깐 물끄러미 바라보다 다시 걸음을 옮겼다.
어쨌든 출근은 해야 하니까.
글쎄… 아까보다 조금 달라진 것은
바람이 선선하고 기분 좋게 느껴진다는 것.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고 발걸음이 약간 더 가벼워졌다는 것.
계절 정도 착각하면 뭐 어떠한가.
엉뚱한 꽃 한 송이가
주변에 이토록 환한 향기를 전하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