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의식적으로 바꾸려해봐도, 아무리 신경쓰지 않으려 해봐도 도통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나의 초.예.민.함 이다. 이런 성질을 타고 난 (사실, 타고난 것인지 학습된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내가 사범대학을 선택하고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았던 것이 바로, 내 자신을 고생문에 노크도 없이 밀어넣게 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학교 선생님이 되지 않기로 마음 먹은 것이 다행이다. 이 이야기는 추후에 하기로 한다.)
수업만 하게 되면 목이 빨갛게 변색되는(정확한 생물학적 이유는 모르겠으나) 초예민 영어강사가 초등학생부터 70대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학생부터 영어강사들까지, 다양한 직업군에 속한 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또 영어교수법을 가르치며 웃고 울고 고민하고 또 즐기기도 했던 수업 현장의 뒷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영어강의 시간에 학생들이 중간중간 딴 생각을 하는 것 처럼, 강사들도 앞에선 태연히 강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문득문득 떠오르는 다른 생각, 때론 치밀어오르는 감정들이 있다. 혹시 궁금하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