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너머 사람을 봐라.
나이가 들면 철이 자동적으로 들게 되는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거 같습니다. 그저 내 삶 하나 건사하기도 힘이 드는데, 남의 일에 참견해서 괜히 불똥이라도 튀면 어쩌나 하는... 그런 사람이 되는 거 같습니다.
참견하고 싶지 않아 진달까요..
예전에는 드라마 보는 걸 제일 좋아했는데, 이제는 드라마 속의 수많은 인물들의 상황에 공감하는 것마저 지치는 거 같습니다.
예전에는 많은 드라마를 보며, 같이 울고 화면 너머의 등장인물을 제 삶으로 끌어들여 위로받고 그랬는데..
이제는 내 삶으로 누군가를 끌어들이는 것도, 누군가의 삶에 내가 들어가는 것도 모두 힘이 드는 거 같습니다. 젊을 때는 큰 힘이 없이도 다른 이의 삶에 손발을 들이고, 그 사람의 손을 잡고 내 삶으로 그이를 끌어당기고. 그러는 게 가능했던 거 같은데 말이죠.
지금은 서로가 의견이 일치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아버려서, 갈라지게 되는 상황의 수를 계산하다 힘이 다 빠져버려서. 그냥 나라는 테두리에 테두리를 더해 갇혀 살게 되는 거 같습니다.
내 테두리를 뛰어넘는 님이 언제 오시나 하며, 귀한 시간 축내며 귀한 사람들에게 축객령을 내리고. 그리 살아가는 거 같습니다.
스스로 젊음을 반납하고, 늙었다 치부하며 새로운 바람을 막고 있는 좁은 굴 안에 사는 이를,
좁은 굴 안에 좁은 구멍 하나 뚫어, 몰래 새로운 바람 하나 들여보내 바깥공기에 천천히 적응시켜 어느새 젊음을 흥얼거리도록. 그렇게 만들 겁니다.
누군가의 사랑이 담긴 무언가가, 제겐 제 사랑이 담긴 글이, 분명히 그렇게 만들어 줄 겁니다. 반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