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보면 연락 줘, 진선아. 나는 작가가 됐어. 보고싶다.
앨범을 정리하다, 문득 졸업 후 연락이 끊긴 그 사람이 생각났다. 이 사람 덕에 나는 다른 사람에게 나를 진실되게 보여주게 되었는데, 이제 연락조차 할 수 없다.
그 사람은 내게 종종 그런 말을 하곤 했다.
"나는 졸업하면, 모든 연을 끊고 새롭게 살아볼 거야."
나는 나도 그런 생각을 한다며. 맞장구를 쳤다.
다 끊더라도 우리는 계속 친구지?라는 물음은 의미가 없다 생각했다. 우리는 때때로 함께할 미래를 그렸고, (알 수 없음)이라고 뜨는, 나만 남은 우리의 채팅창엔 '죽기 전까지 우리가 함께할 버킷리스트'가 남아있으니까.
그게 혼자만의 꿈이었나. 그 사람은 졸업식에도 나타나지 않았고, 이 세상에 없던 사람인양 사라졌다.
점점 자주 볼 수 없어진 그 사람에게 같이 사진 하나만 찍어달라 투정 부려볼 것을. 나와 너무 잘 맞던 그 사람을 나는, 잃었다. 사진이 없어 어디에 찾아달라할 수도 없다. 이젠 내가 그 사람과 친했다는 걸 증명할 것이 내가 가지고 있는 그 사람의 졸업장뿐이다. 이거라도 있음에 감사해야 하나. 그 사람이 졸업식에 왔더라면, 우리가 절친했다는 사실을 증명할 것이 아무것도 없었을 테니까.
.
.
.
나는 앨범에 붙이는 것조차 허락이 안 되는 우리 사이가 한탄스러울 뿐이다. 사진을 보며 그리워할 수도 없는, 그저 졸업장에 적힌 이름 석자만 바라보며 그 사람이 다시 돌아오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한숨이 나오고, 그저 한 숨결이. 단 한 숨결이. 아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