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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진 Jul 09. 2019

늦잠을 잤다

산티아고 순례길




일곱째 날, Estella



    여섯 시에 출발하기로 했는데 여섯 시에 일어났다. 지영이는 일어난 건가? 벌떡 일어나 지영이가 있는 방으로 뛰어갔다. 당황한 나와는 달리 이미 준비를 마친 상태로 양치를 하고 있었다. 서운함이 몰려왔다. 출발 시간이 다 됐는데도 안 보이면 못 일어난 건 아닌지 확인해줄 수 있는 거 아니냐며 나는 툴툴댔다.


15분 만에 준비를 마치고 나왔다. 동트기 전 레이나의 푸르스름한 하늘은 먹빛에 가까웠다.


다리 건너서 본 마을은 또 달랐다.


나바라 주의 오랜 역사를 함께한 산 페르민 축제


중학교 사회 시간, 거리에 황소를 풀어놓고 사람과 경주하는 축제에 대해 배웠던 기억이 있다. 그 축제가 팜플로나에서 열린다는 걸 오늘 알았다. 팜플로나에 있을 땐 왜 몰랐지.


스페인 와서 처음 본 포도밭


마을이 요새처럼 생겼다.


골목에서부터 빵 굽는 냄새가 솔솔 올라왔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냄새만큼 맛도 좋았던 크루아상 1.20€.


길 위의 우리


처음 본 기부제 마켓! 오른편엔 쉼터도 마련되어 있다.


조심해~


개나리가 시원시원하게 피어있다.


라벤더 향이 이렇게나 좋았다니!


눈처럼 흩날리는 꽃가루


Albergue Municipal de Peregrinos. 숙박 6€.


마을 주민인 것처럼 여유롭게 커피 한 잔~


민지의 볶음 고추장 최고!

    알베르게의 시설은 대체로 좋았다. 침대, 화장실, 부엌 다 괜찮았다. 부엌의 파리도 레이나보단 덜 했다.

샤워실은 공용인데 커튼 하나로만 가림막이 되어있어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여기가 맞나? 싶었는데 금방 또 적응했다.

보통 샤워실은 여남 공용인 곳이 많다. 잠금장치가 달려있는 곳이 대부분이지만 샤워 커튼 하나로만 분리되는 곳도 있었다. 공용 시설에 조금 무뎌야 순례길에서 생활하는 데 크게 스트레스가 없을 것이다.


    내일 걸을 길에 와인을 무료로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한다. 요한 오빠 말로는 빨리 가야 마실 수 있다는데 우리도 맛볼 수 있을까? 지나가는 길이니까 꼭 들려보고 싶다.

내일은 평소보다 일찍 출발해야지. 늦잠 자지 않아야 할 텐데..




25.06.18 에스떼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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