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친할머니는
내가 국민학교 1학년 때 돌아가셨다.
그 이후로,
아빠는 종종,
일요일이면 차를 몰고
가족 넷을 태워
산소에 들렀다.
명절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엄마가 보고 싶어서.
그렇게 산소에 다녀온 날엔
꼭,
불 때는 이모할매집에 들렀다.
할머니 대신
아빠가 유일하게 기댈 수 있었던 사람.
엄마를 쏙 닮은 이모.
아빠는 늘 말없이 운전했고,
우리는 그 집에 가면
항상 불이 활활 타 있었다.
우리 집은 연탄만 때던 집이었으니까,
이모할매집의 아궁이 불은
늘 신기하고도 낯설었다.
우리는 그 불 앞에 찰싹 붙어 앉아
장작이 들어가고,
화롯불이 붉게 피어오르고,
타닥타닥 소리 나는 걸
얼이 빠진 듯 쳐다봤다.
너무 진지하게 보고 있었던지
이모할매는 가끔
“불 속에 뭐 살아있나?” 하고 웃었다.
저녁시간이 되면
엄마 아빠가 “밥 묵자~” 하고 불렀지만
우리는 꼼짝도 안 했다.
밥보다 불.
결국 “안 먹는다!” 하고 버티다가
혼나고,
억지로 밥 먹고,
잠이 든 채 아빠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문제는 그날 밤이었다.
그렇게 불을 본 날이면
다음 날 아침,
꼭… 이불이 젖어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날 내가 본 불은
그저 장작불이 아니었다.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이 타오르는 불이었다.
그 불 앞에서
아빠는 마음을 덥혔고,
나는…
이불을 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