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냐... 나도 아프다...

by 오싸엄마




장염에 걸렸던 첫째가 주말 포함해서 5일을 내리 집에서 쉬었더니

일요일밤부터 유치원 가기 싫다고 울었다.


"내일 아침에 배가 아플 수도 있잖아!"

"그건 내일 아침 되면 이야기하자."


"유치원 가기 싫은데~"

"유치원은 가기 싫다고 안 가고 그런데가 아니야~"9


매번 똑같은 이야기를

매번 같은 상황에 되풀이한다.


나의 7살을 생각해 보았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가기 싫었던 적도 있었던 것 같다.

유치원을 가는 것이 마냥 좋기만 했던 건 아니었다.


그래도 나의 7살을 떠올리면

유치원 생활이 가장 많이 떠오른다.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하고서도 책상에 앉아서 산수를 풀었던 일,

장기자랑 준비로 색연필을 들고 부채춤을 연습했던 일,

유치원을 같이 다녔던 사촌 오빠가 나보다 어린 동생과 싸웠던 일 등


월요일 아침 아이는 결국 배가 아프다며 울음을 터트렸다.

멀쩡히 아침밥을 먹고 난 후라 아이에게 미안하지만 정말 아픈 것 같지 않았다.

그리고 전날 밤 아이에게 이야기한 것도 있으니, 배가 아파도 유치원은 가야 했다.


계속 우는 아이를 보며 마음의 동요가 일었다.

정말 아픈 거면 어쩌지?

중간에 데리러 가더라도 일단 유치원 버스를 타고 가야 내일도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다.

티 나지 않게 망설이는 순간 아이가 눈을 질끈 감으며 눈물을 짜내는 모습을 포착했다.


그래! 일단 보내자!


결국 눈물을 흘리는 아이를 유치원 버스에 태웠다.

아무렇지 않게 잘 다녀오라며 손을 흔들었다.

아이는 뿌루퉁한 얼굴로 마지못해 손을 흔들었다.


어른이 된 후의 나를 생각했다.

몸이 조금이라도 아프면(또는 피곤하면) 학교를 몇 번이고 빠졌다.(물론 대학교이다.)

때로는 약간의 거짓말을 보태 회사를 안 가기도 했다.

그런 나를 생각하니, 아이의 행동이 이해가 되었다.


너도 나와 같구나.


아이는 무사히 유치원 생활을 마치고 유치원 버스에서 내렸다.

나는 계획대로 아이에게 힘껏 칭찬을 해주었다.

아이는 사탕을 사달라고 했고, 오늘 잘 보냈으니 사주겠다며 함께 슈퍼에 갔다.


내일은 오늘보다는 나을 것 같다.

나도 하루면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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