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혜현 Jul 13. 2016

[여행에세이] 졸린데 자긴싫고

015. 아픔의 이용법

 Copyright ⓒ Janghyehyun.All Rights Reserved.





" 나어렸을 때 아빠가 돌아가셨어 "
" 아 그렇구나우리 엄마는 바람피웠어그래서 지금은 아빠랑 각방 써 "


열다섯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들었을 때 아빠가 돌아가셨다.
어렸을 적 눈 감고 손들면서 했던 가정환경조사 
등본 낼 때가족관계를 증명해야 할 때가 가장 싫고 창피했었다
사실 지금도 싫고 어렵지만
아무튼 그때는
억지로 만들어 낸 아빠 이야기에 스스로도 불편해지고 있었다

그러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가 조금 어른이 되었는지
아빠가 내 옆에 없다는 것을 스스로도 받아들이며 
대학교 때 친했던 친구에게만큼은 말하고 싶어졌다.
지금까지 속인 게 미안해 손에 땀까지 흘리며 어렵게 꺼낸 그 말에 
친구는 끝까지 잘 들어준 후 무덤덤하게 자신의 이야기도 꺼냈다.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듣다가 어렴풋이 생각했다

어쩌면 나보다 이 아이의 아픔이 더 크지 않을까?

그 일을 계기로 우리는 더욱 단짝이 되었고
나는 더 이상 아빠 있는 연극을 하지 않았다.

누가 나보다 더한 아픔이 있다는 걸 알면 
그 순간부터는 나에 대한 이야기는 한결 하기 쉬워진다.
누군가의 아픔을 가지고 난 편해지는 것이다.

지극히 이기적인데어쩌면 모두가 사는 방법이지 않을까?











BLOG_ http://darhyang.blog.me/

MAIL_ darhyang@naver.com


carre de volume

Copyright ⓒ Janghyehyun.All Rights Reserved.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에세이] 졸린데 자긴싫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