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 케일은 '사람인 것(남자인 것)'과 '사람답게 보이는 것(여자답게 보이는 것)' 사이에서 갈등했다. 남자로 태어났으나 여자의 외모를 원했으니까. 그가 성전환 수술을 했을 때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았지만 이후엔 아버지의 지지를 받았고 미인대회에도 출전하여 뉴질랜드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성전환을 한 그의 삶은 우리와 다른 삶일까?
일상이라는 연극은 언제나 분장을 요구한다. 생얼은 부끄러운 일이고 나체가 공공장소에서 불법이라면, 순수한 몸 그 자체는 언제나 불완전할 따름이다. 어느 것이 더 '사람답게' 보이는가는 자연적인 몸과 인공적 부속물을 구별하려는 시도를 부질없게 만든다.
사람인 것과 사람답게 보이는 것. 우리는 '사람인 것'을 욕망하는 게 아니라 '사람답게 보이는 것'을 욕망하는 것이다. 우리가 기능성 화장품과 디톡스와 카메라 어플을 포기할 수 없는 삶이라면, 성전환을 포기할 수 없었던 아리엘 케일 또한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