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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건주 Jan 18. 2019

누구에게나 마지막 출근일은 있다.

나는 행복한 퇴사를 준비 중입니다.


회사가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닐 거라는 생각. 퇴사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맴돌기 시작했다. 

퇴사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나. 퇴사 관련된 책이나 신문 기사를 읽기 시작했다. 

      

직장인 10명 중 8명은 퇴사의 충동 속에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퇴사 충동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불과 2명에 불과한 것이다. 직장인 2명 중 1명은 입사 후 2년 이내 퇴사를 한다고 한다. 최근 ‘워라벨’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면서 개인의 삶이 중요해지고 있다. 퇴사 관련 다양한 방송이 나오면서 퇴사를 종용하는 사회적 풍조마저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퇴사를 선택한 직장인 중 절반이 퇴사를 후회한다고 한다. 


왜? 대체 왜? 그렇게 간절히 원해서 나갔으면서 왜 후회를 하는 걸까? 


누군가는 이직한 회사도 별 다르지 않다고 했다. 누군가는 퇴사하고 보니 이전 회사가 괜찮았다고 한다. 누군가는 충동적으로 결정한 것 같다고 했다. 한마디로 신중하지 못한 퇴사를 하면서 퇴사를 후회하고 있었다.     



주위에 퇴사를 감행했던 사람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P양이 떠올랐다. 그녀는 입사 동기였다. 그녀는 입사하자마자 촉망받는 능력자였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며 잘 나가가고 있었기에, 앞으로도 쭉 잘 나갈 듯 보였다. 나이는 어렸지만 능력을 인정받아 미국으로 발령을 받았고, 그곳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모든 동기들은 그녀의 삶과 능력을 부러워했다. 어쩌면 나도 그랬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났다. 그녀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환영회 모임에서 그녀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그녀는 돌아온 한국에서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이제는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을 해보겠다’ 고 외치며 돌연 퇴사를 감행했다. 모두가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놀랐던 ‘사건’이다. 


퇴사 후 그녀의 삶은 화려한 듯 보였다. 그녀는 곧장 많은 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SNS 통해 바라본 그녀는 자유를 느끼고 있었다. 조용한 테라스에서 커피 마시는 모습. 밤마다 외국인 친구들과 파티를 즐기는 모습. 여전히 모든 이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몇 달이 지났을까 그녀가 귀국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예전 화려한 모습은 사라지고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는 퇴사했을 때만 해도 모든 자유를 얻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까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고.      


하지만 막상 퇴사 후 맞이한 첫날 아침은 너무 고요했다고 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현실이 불안해진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 

수많은 계획들이 하루하루가 지나도 실천하지 못함에 불안해졌다고 했다. 

특히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화려할 것만 같았던 퇴사 생활도 현실적인 문제에 봉착한 것이다. 

돈과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귀국 후 그녀는 다시 이력서를 업데이트하며 헤드헌터를 만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결국 중소기업으로 재취업을 하며 다시 회사원의 삶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만약 현재 퇴사를 꿈꾸고 있다면 우리는 아주 진지하게 마지막 출근일을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재치 강조하지만 사원이든 임원이든 간에 누구에게나 마지막 출근일은 있기 때문이다.     


퇴사 후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보자.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떤 삶을 맞이하고 싶은가?      


퇴사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체계적이며 충분한 준비를 한 후
퇴사를 맞이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앞서 말한 능력녀 P와 같이 아무런 준비 없이
감정적, 즉흥적인 퇴사를 하는 것이다.


지금 회사에서 업무량이 많아 너무 힘들어서, 혹은 상사나 직장 동료 선후배와 맞지 않아서 등의 이유로 즉흥적 퇴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퇴사 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게 아니다. 막연한 동경으로 즉흥적 퇴사를 결정하고 땅을 치고 후회하는 모습을 너무 많이 지켜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딪쳐야 하는 현실을 감당할 충분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 회사 안에 있으면서, 충분한 고민과 나의 적성을 찾아야 한다. 월급이 나올 때 부지런히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질문하고 찾아 나가는 게 중요하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나는 행복한 퇴사를 꿈꾸며 퇴사 훈련 중이다. 

퇴사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안 되었다면 퇴사하지 마라. 
최대한 회사에서 버텨야 한다. 


최대한 회사를 다니면서 본인이 체계적인 준비를 마친 후에 퇴사하는 것이 

보다 안정적이며 미래 지향적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이전 01화 퇴사 준비, 3년도 짧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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