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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재 May 08. 2016

왜? 사냐고 묻거든...10

중년의 커피뽑기

중년의 나이가되니 내 몸이 건조해진 느낌입니다.

예전에 어머님께서 손이 미끄러워 물건을 자꾸 놓친다고 하셨을 때 강건너 불구경 하듯 그런 가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커피장사하고 저에게도 똑같은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사람이 먹는음료를 만들다보니 습관적으로 손을 자주씻기도 하고 손님이 한꺼번에 몰려 바쁘다 보면 설걷이 거리가 생겨도 고무장갑을 끼지않고 하다보니 손이 거칠어지고 갈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경우는 갈라진 손으로 음료를 만들다 부딪혀 "악"소리가 날 때가 있습니다.(진짜 아파요.)


반드시 손 보습제를 발라주며 뜸뜸히 관리해줘야 하지만 노는 사람도 아니고 매번 그러기가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특히 가계에는 열풍을 뿜어대는 기기들이 많습니다.

냉장고. 제빙기. 쇼케이스. 수많은 전구들...

이런것들에 둘려 쌓여 하루13시간 이상 일하다보니

피부가 건조해집니다.

거기다 화장실가기 귀찮아 물도 조금 마시다 보니 없던 병도 생길 판이네요.

꾸준히 몸을 위해 종합비타민제나 제철음식으로 보충을 하지만 피해 갈 수 없는 일종의 직업병 같은 현상입니다.

이 일을 때려치우지 않는 이상 별다른 대안이 없어 보입니다. 


우리집 메뉴 가운데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아주시는 메뉴는 단연코 아메리카노 입니다.

하루 매출의 40%정도를 차지합니다.

그러나 우린 저렴이 커피에 속하다보니 커피만 팔아선 현상유지가 어렵습니다.

하루에 커피만 한2-3백잔 팔면 몰라도 현실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주요상권이 아닌 다음에는 보통 150잔 팔기 힘듭니다.

그래서 보통의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가격이 비싼가요?

물론커피가 주력상품이라 신경을 많이 쓰긴 합니다.

가계에서 함께 일하는 이모는 여자이기에 남자인 제가 눌러 내릴때와 커피의 맛에 차이가 납니다.

예민한 손님 가운데서는 "왜 올때마다 맛이 다르냐?"

묻기도 합니다.

그래서 스타벅스가 과감히 전 매장에 전자동머신을 설치했다고 합니다. 버튼만 누르면 원두가 들어가 갈려 나오고 커피샷에 커피가 떨어져 뜨거운 물에 붓기만 하면 되는 것이죠.

장점은 언제나 일정한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손님 하나하나의 취향에 맞춰 뽑을 순 없다는 것이겠죠.


 어떤 손님은 연하게 또는 진하게. 길게 뽑거나 짧게 뽑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수동은 가능하고 전자동은 세팅 된대로 나올 뿐입니다.

(인생은 셋팅이 않되나요?)


변화무쌍한 시대를 살면서도 늘 상대는 변함이 없길 바라고 난 변해도 넌 변하면 않된다 생각합니다.


경제가 어려워울수록 사람들은 더 확실한 곳에 돈을 쓰려한답니다. 한 번을 먹어도 보증된 맛을 찾아 먹으려하고 sns같은 곳을 통해 입소문난 곳을 찾아간다고 합니다.


하~~ 영세한 우리 같은 가계는 어떻게 살아 남을 것인가?커피 한 잔 마시며 고민해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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