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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재 May 28. 2016

왜? 사냐고 묻거든28

중년의 커피뽑기...

내 생전 이렇게 값나가는 양말은 처음입니다.


아주 아주 단골 손님이 자신의 양말을 사며

우리 생각이 난다며 두켤레를 선물로 주고 가셨습니다.

 

하나는 저보고 신으라하며 "역시 악어메이커는 녹색이예요." 라며 녹색과 어머님 신으시라며

흰색으로.


가격은 하나에 7천원이 넘습니다.

(얼마나 좋은지 몰라도 더럽게 비싸네요.)


쫌 부담되는 선물입니다.

양말을 선물해주신 손님과는 이렇게까지 발전하리라고는 전혀 생각치 못했습니다.


이분에게는 "다율"이라는 딸이 한명 있는데 너무 이쁨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겠습니까 만은 한마디로 하루라도 못보면 궁금하고 달려와 안길때면 위로 받는 느낌입니다.


손님과 주인이 아니라 삶을 나누는 동지 같습니다.

양말 하나는 어머님께서 흰색이라 부담스러우시다며

바꾸러 가셨습니다.

그리곤 아들 발목양말로 가져오셨네요.


"왜 요? 어머니꺼로 바꾸시지!"

"야야 난 양말 많다. 악어표 옷도 못 입는데 양말

이라도 신어라." 저도 작년 사촌동생녀석이 가계를 정리하며 준 양말이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사실 악어표 양말을 보자마자 머리속에

떠오른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대학다니는 큰딸이요. 집에 들어가 양말을 보여주자 큰딸 반응이 "와! 악어 양말이다. 신어보고

싶었는데."


"너 신어라."

남자용이라 크기가 커서 내일 바꿔 신겠답니다.

그리고 아침 가계에 있는데 전화가 왔네요.

"아빠! 오늘 제가 왜 가계 간다구 했쬬?"

"양 말" "아 맞따. 있따 뵈요."


부모는 자식의 스쳐간 말도 기억하는데

자식은 지가 한 말도 잊네요.


어머님의 도움으로 아직도 살며 양말 한짝에 내리사랑을 체험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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