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불안하게 하는 것들

불안하지 않은 대학원생은 진짜 대학원생이 아니라고 한다.

by 군군댄스



커피를 끊은 지 4개월쯤 됐다. 이유도 없이 찾아오는 두근거림 때문이었다. 가슴에서 울려오는 누군가 성큼성큼 다가오는 듯한 소리는 이따금씩 너무나도 가까워져서, 누구에게 쫓기는 듯 도망가고 싶기도, 속절없이 붙잡혀 그냥 끌려가고 싶기도 했다.



대학원 생활은 그런 순간들을 가만히 쌓아가는 일 같다. 아주 사소한 일, 사소한 변화 하나에도 성큼성큼 다가와버리는 불안은 나를 끊임없이 괴롭힌다. 어디서 들려오는 동료의 논문 게재 소식, 지도교수님의 짧은 메일 한 통, 선배와의 카톡 등…. 세상이 아주 조금만 움직여도, 나는 자주 그대로 주저앉아 울고 싶은 기분이 들곤 한다.



종종 이런 불안을 피하려고 애써보기도 했다. 일부러 카톡을 안보기도, 메일을 최대한 늦게 읽으려고도 했다. 이따금씩 휴대폰을 비행기모드로 전환한 채 침대에 하루 종일 누워있던 날도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쌓여가는 알람들이 나를 더 불안하게 했다. 불안은 지우려 할수록 선명해지는 얼룩 같았다.



오늘은 연구실에 새로운 석사 학생이 들어오고 싶다고 문의가 와 만나러 학교에 간다. 예전 같았으면 설렜을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이 더 이상 즐겁지 않다. 오히려 겁이 덜컥 난다. 이 친구는 또 내 삶에 들어와 어떤 바람을 일으키고 갈까. 따스한 봄바람처럼 스며들까 아니면 거친 폭풍처럼 내 불안을 더욱 흔들까.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매번 새로운 얼굴로 만날 불안이 나는 전혀 괜찮지 않다. 나는 여전히 흔들리고 무너진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그렇게 또 한 발, 한 발…. 이렇게 하면 좀 괜찮을까? 이쪽으로 가면 다시 마음이 안정될까? 여러 시도를 해보고 있을 뿐이다.




2025.04.08. 07:40 AM 씀

2025.04.28. 08:00 AM 발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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