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여행자들은 가장 저렴한 숙소를 찾아다니기 마련이다.
그런데 숙소 가격이 오늘, 그 다음, 또 다음..... 계속해서 가격이 다르다.
가격이 올라가길래 처음엔 코로나 상황이 호전되서 관광객들이 많이 오나 했다.
"숙소 가격이 매일같이 오르네요... 관광객들이 많이 오나봐요...;;;;"
"방이 찰수록 가격은 오르는거지. 그래도 우리 호텔이 제일 싸잖아."
절대 웃지 않는 아르메니아인이라는 호텔 주인은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터키 환율이 폭락하면서 물가가 계속해서 상승하는 것이다.
터키 숙소비는 유로를 기준으로 환산하기 때문에 환율이 하락할수록 현지화폐 가격은 올라간다.
지금 현재 터키에선 외국 자본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고 한다. 그러면서 환율추락은 가속화 될 수 밖에 없다. 현재 터키처럼 환율이 추락하는 나라는 이란, 레바논, 베네주엘라 등이다. 뉴스에서는 자국의 경제정책이 실패했다느니 이렇게 법썩이지만, 이들 나라의 반미정책이라는 공통분모가 우연의 일치는 아닐거다.
현재의 추락은 기준금리를 내린다는 발표 때문인데, 이 이유가 금리를 내리면 단기적으로 경제성장수치가 올라가나보다. 현재 대통령이 2023년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고 한다. (경제가 추락하면 오히려 지지율 떨어질텐데, 크게 공감가는 분석은 아님). 금리를 내리면, 일시적으로 환율 하락으로 인해 수출이 늘어나고, 시중에 돈이 풀리면서 경제성장이 이루어진것 같은 착시현상이 오나보다.
안그래도 관광업이 큰 수입원인 나라에서 관광객도 줄고, 화폐가치도 폭락하면 터키의 운명은 어떻게 될런지.터키 화폐가 살아남기나 할 수 있을까? 한때(2013년) 1리라에 1000원이 넘는 시절도 있었는데 현재는 83원이다. "이게 나라냐?" 라는 말이 절로 나올법도 하다.
현지 물가는 5배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현지 물가 상승분을 감안하더라도, 달러로 따졌을때는 물가가 예전보다 더 싸다고 느껴진다. 슈퍼에서 3일치 정도의 식품을 샀는데도 18리라가 나왔는데, 이것은 당시 환율로 2500원 정도이다.
저 중에 제일 비싼 것이 빵2개인데, 4.95리라. 당시 환율로 600원 정도
카파도키아에 묵었던 호텔 주인과 잘 알게되면서 이런저런 비즈니스 이야기하다가
"내가 그 호텔에서 일하면 월급 얼마 주실 수 있어요?" 라고 호기심에 물어본 적이 있다.
대답은 500달라 정도라는데 그 월급을 받고 일하고 싶은 한국인은 없을 것이다.
"500달라 나한테는 큰 돈인데;;;;;;" 호텔 사장의 대답은 이랬다.
500달라면 환율 하락선 타기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돈이 뭐라고, 즐겁게 살아야지 이런 철학으로 사는 터키인들
그런데 내가 본 터키인들에 의하면 그들의 국민성도 한 몫하는 것 같다. 그 사람들은 돈 계산을 잘 못하는 듯 하다. 대체로 돈계산은 적당히 한다. 받을 돈도 제대로 안챙기거나 신경안쓰고 있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터키인들은 돈이나 이권을 따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특성들이 있다. 우리나라의 과거처럼, 물론 돈 갖고 쫀쫀하게 굴기보단 너그럽게 살자는 그런 건전한 생각들을 갖고있다. 하지만 지금 터키의 상황을 볼 때 내가 다 먹먹하다.
신석기 혁명, 강력한 철기제국, 그리스로마, 천년의 비잔틴제국, 오스만 제국
지금은 별로 빛을 못보고 있지만 예전부터 쟁쟁한 대국들이 탐냈던 땅이다.
저렇게 우수한 문화유산과, 좋은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나라의 운명이 대체 어디로 갈지.
2022,8월 터키 슈퍼마켓 물가
https://www.youtube.com/watch?v=8z5AnpVbI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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