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 딸기 사줄까?!
쿠리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마중을 나간다. 내가 마중을 가면 빙그레 웃으며 좋아하는 그 얼굴이 얼른 보고 싶어서 걸음이 빨라진다. 내가 걷고 싶어서 마중을 나가지만 쿠리의 표정을 보고 싶은 마음이 조금 더 크다.
꽃이 나를 반긴다. 거리를 지나가는 자동차가 쿠리에게 가는 길을 밝혀준다. 이어폰에서 흐르는 노래가 발걸음을 가볍게 해 준다. 걷고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쿠리를 만나 수다를 왕창 떨며 집에 온다. 오늘이 월급날이라며 딸기를 사줄까 물어본다. 딸기 말고 애플 워치 사달라고 말하고 둘이 웃었다. 생크림빵이랑 딸기, 브라질너트, 그리고 배도라지차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딸기 사줄까!?”라는 말이 참 귀엽다. 부모의 마음처럼 느껴져서 오늘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넉넉하지 못한 우리라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이 있다. 그게 참 소중하다. 모든 게 귀했던 어릴 적 생각도 난다. 사람들은 이런 우리를 바보 같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행복하다는 건 사실이다.
오늘 편히 잠들 수 있겠다. 걸어서 행복하고 쿠리 마중을 가서 행복하다. 딸기를 사주는 쿠리가 귀엽다.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쿠리가 있어 행복하다.
내일 아침에는 커피에 생크림빵 그리고 딸기를 먹어야겠다. 쿠리가 매일 아침 준비해주는 과일 먹을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오렌지, 사과, 바나나, 내일은 딸기까지! 쿠리야! 항상 고마워!
(덧) 봄이 가고 있다. 봄! 봄은 참 기분 좋은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