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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니 잘 살고 싶어 진다.

_ 걸으며 생기는 참 좋은 에너지

by 슬슬킴


작년 3월 말부터 걷기 시작했으니까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름대로는 꾸준히 걷고 있다. 살려고 걸었는데 걷다 보니 잘 살고 싶어 졌다. 일을 막 시작했을 때에는 좀처럼 걷기 힘들었다. 집에 오면 저녁을 겨우 해결하고는 기진맥진해서 설거지도 못했던 날이 많다. 물론 지금도 설거지는 쿠리가 종종 도와주고 나는 어쩌다 한 번씩 설거지를 하고 있다. 어쨌든 나는 여전히 걷고 있고, 걷는 게 더 좋아졌다.



작년 여름의 나




즉흥적이고 감정 기복이 심한 내가 뭔가를 꾸준히 한다는 건 그걸 정말로 좋아하기 때문이다. 나는 좋아하지 않으면 꾸준히 할 수가 없다. 그건 누구나 그렇지만 난 조금 더 그런 편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좋아하는 일이 참 많지만 걷기를 우선순위에 두게 된 것은 뭐든 체력이 뒷받침이 되어야 지속 가능하기 때문이다. '걷기를 하고 나서 시간이 남으면'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돈을 벌어야 하니 일은 해야 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하기를 바라니까 일단 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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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에는 일이 끝나고 집에 오면 희승이 밥을 챙긴다. 함께 식사를 하고 쿠리를 마중 나간다. 돌아오는 길에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눈다. 아니, 나 혼자 주로 떠든다. 그걸 다 들어주는 쿠리 덕에 나는 걷는 게 더 재미있다. 다행히 내가 마중을 나가면 쿠리도 참 좋아한다.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딱딱해진 마음이 살살 녹는다.


오늘도 나는 쿠리와 함께 걸으려 한다. 미리 나가서 공원을 크게 돌아 쿠리가 일하는 곳으로 향한다. 환하게 웃으며 나에게 달려오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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