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태어난 직후 태반은 마지막까지 아기를 위해 일을 합니다. 출산 후 짧게는 5분에서 길게는 20분까지 배 속에 아기가 머물렀을 때와 같은 일을 한답니다. 여전히 혈액을 아기에게 주고 있어요. 그동안 태어난 아기는 첫 숨을 쉬면서 폐포가 열리고 호흡을 시작하게 됩니다. 처음으로 공기가 아기 몸으로 들어가지만 인간 생명은 타 동물보다 미숙한 부분이 참 많아요. 폐도 마찬가지라서 잠시 숨을 안 쉬는 경우도 있답니다. 이때 아기를 위해 마지막 힘을 쓰고 있는 태반이 도움을 주게 되는데 아기가 태어난 직 후 바로 탯줄을 자른다면 아기가 힘들어지겠지요. 아주 잠깐만이라도 태반이 제 일을 마칠 때까지, 아기가 숨을 제대로 쉴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주는 출산문화가 생기면 좋겠습니다.
몇몇 병원과 자연출산센터, 조산원 등에서 태반에 물감 같은 것을 바른 후 종이에 찍어 태반을 기억하는 이벤트를 하곤 합니다. 출산에 참여한 의료진이나 둘라, 남편 등등이 직접 프린팅을 하게 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태반에는 수많은 혈관들이 있는데 출산 후 바로 나온 태반엔 여전히 혈액이 그득해서 피범벅이 되는 경우 당황하기도 하지요. 시간도 많이 걸리며 출산과정에서 묻은 혈액을 일일이 조심스레 닦아내야 합니다.사실 여간해서는 예쁘게 프린팅 하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주로 태반의 태아면을 찍습니다. 양막과 융모막이 반짝이지요. 모체면은 살 덩어리라서 찍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태아면을 찍을때 굳이 팁을 드리자면 연결된 탯줄 끝을 묶어주시면 태반 프린팅을 하기 쉬워집니다. 산모에게 태반을 주는 병원은 흔치 않아요. 자칫 인체 적출물 관리법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잠시 이벤트를 위해 양해를 구해보세요
태반 프린팅을 한 후 사람들 대부분은 태반의 모양을 보고 감명을 받기도 합니다.
가끔 저도 그런 맘이 들기도 하지요.
프린팅 한 태반을 보면 나무 모양 같기도 하고 나무뿌리나 하늘로 오르는 나뭇가지 모양 같기도 합니다. 모든 생명들이 비슷한 모양새를 갖고 있는것 같습니다. 이럴때우리모두는 연결되어 있다고 느껴집니다.
구글에서 placenta printing을 검색해 보시면 여러 나라의 다양한 태반 프린팅을 볼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