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파? 밥 차릴까?

명랑남편

by 김옥진

흙과 뒹굴던 요 며칠, 무릎과 허리에 무리가 갔는지 말썽이다. 어젯밤, 동그란 파스를 붙여야지 생각했는데 눕자마자 잠이 들었다. 잠결에 허리와 무릎의 아우성에 간간이 깨곤 했으나 일어날 수 없었다. 나를 찾는 이가 없으니 느지막이 일어나 늦은 아침을 받는다. "배고파? 밥 차릴까? 뭐 해서 먹을까?" 남편의 물음은 언제나 같다. 루틴을 모르는 그이기에 끼니 차리는 것이 늘 새로운 모양이다. 하루 세 끼 차리면서 최소한 열 번 이상 묻는다. 시골 들판에 온통 먹을거리 천지인데 그이의 눈엔 풀로만 보이나 보다. 오랜만에 부엌에 섰다. 부추 뜯어다 양파 쫑쫑 썰어 넣고 처음으로 달린 고추 두 개 넣어 부추전 지지고, 갖가지 상추 새콤달콤 샐러드, 뚝딱 반찬 두 가지가 완성되었다. 늘 앉아서 받아먹는 것처럼 보여도 실은 그렇지 않다. "점심은 뭐 먹을까?" 상 치우고 또 묻는다. 기억을 안 하는 그가 밥을 하고 찌개와 반찬을 하는 것은 보통 사람들보다 서너배 애를 쓰고 있는 거다. 그저, 잘한다, 맛있다, 최고다,를 말하면 그는 행복해한다. 배부르니 평안 감사가 안 부럽다. 온갖 새들이 마당에 소풍을 와서 앉았다 날아간다. 노란 부부새, 푸른빛 날씬한 파랑새, 참새, 제비.. 평화로움과 함께 지저귀는 소리는 보너스다.

오늘은 호미와 장갑을 안 보이는 곳으로 치우고 새들을 보고, 구름을 보고, 바람을 안아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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