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겨울이잖아요.
모든 색을 흰색과 갈대색으로 바꿔주는
마법의 겨울.
우중충 속에 색이 들어 있다는 걸 잘 알지만
가라앉혀 조용히 들여다보라고 그러는 거 다 알아요.
오늘 문득,
갑자기 색깔들이 그리워졌어요.
지난해 모아진 갖가지 색을 찾아봅니다.
꽃들도 들판도, 내 얼굴도 모두 찬란해요.
조용히 들여다보기가 멀미가 나서
겨울의 색 때문에 가라앉은 마음이
지나간 꽃다발과 움직임에 흥겨워졌어요.
들뜬 마음 다시 가라앉히고 겨울을 지내야겠어요.
모든 것들에는 이유가 있잖아요.
견디고 또 견디며 흰색과 갈대색을 바라보렵니다.
깊은 속에서 피어날 갖가지 색들을 만나
설렐 준비를 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