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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여행 04. 표끊기

Switzerland Tour

by okayjjang

놀거리 표 알아보기


동선을 정했으니, 대략적으로 놀거리도 윤곽을 잡을 수 있었다. 혹여나 하는 마음에 사전 예약이 필요하지는 않나 하고 찾아보았다. 버스에 실려 다니면 예매니 발권이니 하는 일에서는 벗어나겠으나, 그 가격이나 시스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스쳐갔을 터. 번거로운 부분도 있지만, 찾아보는 재미가 더 쏠쏠했다.


구시가지를 구경할 때는 예매의 개념이 필요해 보이지 않았고, 융프라우나 몽블랑처럼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할 때는 미리 데일리 티켓을 끊는 게 좋겠다 싶었다. 융프라우의 경우는 현장에서 티켓을 사는 것도 가능해 보였으나, 몽블랑의 경우는 에귀 디 미디에서 케이블카를 타는 시간을 미리 선택해서 예약할 필요가 있었다.


융프라우요흐(Jungfraujach) 표 끊기


일단, 궁금한 것부터 해결.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와 융프라우(Jungfrau)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 두 단어를 하나처럼 쓰고 있어서 혼자서 뭐지 하는 생각을 들었더랬다. 궁금할 때는 chatGPT에게 말을 걸어 본다.


Send a message에 'What is the difference between Jungfrau and Jungfraujoch?'라고 쓰고 엔터 키를 누르면, 시원스레 답을 보여준다.

융프라우(Jungfrau)는 베른 알프스에 있는 주요 봉우리 중 해발 4,159m로 제일 높은 봉우리의 이름이고,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는 베른 알프스의 두 봉우리인 융프라우와 묀희(Monch) 사이의 산군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그래서,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관광지를 이야기할 때는 융프라우요흐를 간다고 표현하는 게 맞고, 등산을 간다고 할 때는 융프라우를 오른다고 하는 게 맞단다.


융프라우요흐를 트레블 패스를 사전 예약하는 방법은 jungfrau.ch 사이트에서 직접 예약하고 e-ticket을 받거나 동신항운(jungrau.co.kr) 사이트에서 VIP 패스의 할인 티켓을 구매하는 방법이 있다.


jungfrau_re.jpg jungfrau.ch : 융프라우요흐


jungfrau.ch 사이트에서는 출발역과 도착역을 두고 편도 또는 왕복으로 케이블카 및 산악열차를 예약할 수도 있고, 3~8일간 사용할 수 있는 트레블 패스도 끊을 수 있다. 물론, 365일 사용 가능한 패스도 있다. 그린델발트(Grindelwald),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 역은 멋진 이정표가 되니 이름을 기억해 두는 것도 멋진 센스.


jungfrau_re2.jpg jungfrau.ch : 융프라우요흐 티켓 예약


예약 사이트를 요리 보고 조리 보다가 3일간 사용할 수 있는 트레블 패스로 최종 낙점했다. 스위스 하면 융프라우라고도 할 정도니, 볼거리 놀거리가 많겠거니 하고 기대했고, 인터라켄에 만 48시간은 머무를 수 있으니 여유 있게 즐기고 싶었다.


jungfraujoch_map.jpg jungfrau.ch : 융프라우요흐 트러블 패스의 유효 범위(Area of validity)


3 days Jungfrau Travel Pass(CHF 190)를 예약하면서, 스치고 지나간 안내 문구가 있었다. 그 덕분에 아이거글렛처(Eigergletscher) 역에서는 당황하는 사건을 만들었다.


사이트를 잘 보면,

'Jungfraujoch – Top of Europe at a special price: Eigergletscher - Jungfraujoch with the «connecting ticket» return for just CHF 63 (CHF 75 from 01.06.23 - 31.08.23) '

라고 적혀 있다.


잘 안보이겠지만 지도상에 노란 선으로 표시된 것은 3 days 패스로 모두 자유롭게 다닐 수 있지만, 흰색 점선으로 되어 있는 아이거글쳇처 - 융프라우요흐까지는 왕복 티켓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고, 여행 기간 중인 6월에는 가격이 CHF 75.


아이거글쳇처 역에서 산악열차를 타겠노라 줄 서서 기다리다가, 3 days 패스를 내밀었다가 튕기고선 현장에서 표 사서 뒤늦게 열차에 오름. 그러면서 생각했다. 설명 문구는 꼼꼼하게 잘 읽자.


그리고선 동신항운의 VIP 패스는 과연 어디까지 포함되어 있는지 재차 확인해 보았다. 동신항운은 사이트를 보면 융프라우철도 한국총판이라고 적혀 있다. 여기서는 융프라우 관련 여러 여행 상품과 철도 할인쿠폰을 판매하고 있다.


jungfrau_info.jpg jungfrau.co.kr: 동신항운(주)


동신항운(주)의 할인 쿠폰 중 2023 여름 융프라우요후 VIP 패스는 1 day는 CHF 180, 3 days는 CHF 220 가격이었다. 아이거글렛쳐에서 융프라우요흐로 가는 것은 1회 왕복에 한해 포함이었다. 하하하~


그리고 VIP 패스를 가지고 있으면 융프라우요흐의 명물, 신라면을 공짜로 먹을 수도 있다. 나는야 CHF 7.9 다 내고 맛있게 사 먹었다. 물론, 1인당 가격임.


2023VIP_노선.jpg jungfrau.co.kr: 동신항운(주) 2023 여름 융프라우 VIP 패스의 유효 범위


여러모로 유용한 융프라우 VIP 패스지만, 사이트에 1인당 1매씩 개인 정보를 등록하고 별도의 할인쿠폰을 종이로 출력해서, 인터라켄 동(東)(Interaken Ost) 역처럼 발권이 가능한 역에 가서 티켓으로 교환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아래의 주의사항은


• 모든 혜택은 패스 기간 내에 1회 제공되며, 해당 회사의 사정에 따라 예고 없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 동신항운은 혜택 사항의 변경, 취소 및 혜택 사용 중에 일어난 사고, 부상, 사건에 대해 일체의 책임이 없습니다.

• 모든 혜택은 현금 교환, 잔액 환불, 양도, 타 쿠폰과 중복 및 분할 사용 불가


선택의 기로에선 숨어 있는 문구와 주의사항은 꼭 한 번씩 읽어 봐야 한다.


몽블랑(Mont Blanc) 표 끊기


몽블랑 정상에 오른 것은 2007년 7월이었다. 주변이 안개로 가득해 정상이 맞냐고 물으면 명확하게 답을 할 자신은 없다.


'여기가 정상이오'라는 이정표도 없었다. 그때의 기억으로는 여러 번 몽블랑 정상을 밟았던 선생님의 경험치, 반대편 능선에서 오르던 사람들과의 마주침, 그리고 수많은 발자국으로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선글라스에 가려진 눈빛엔 정상을 밟았다는 기쁨보다 이제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는 안도감이 진하게 서려 있었다.


DSC_7352.JPG 몽블랑 등정, 2007


정상을 오르는 안개가 자욱하던 몽블랑은, 하산길에 슬며시 하늘을 보여 주었다.


DSC07999.JPG 몽블랑, 2007


이번에는 두 발로 걸어서가 아니라, 케이블카 타고 룰루랄라 모드로 몽블랑을 즐길 참이다. 그러기 위해 우선 몽블랑 멀티패스부터 찾았다.


몽블랑에서는 만 하루의 시간을 보낼 수 있기에, 케이블카를 타고 에귀 디 미디도 오르고, 산악 열차를 타고 니데글까지도 가 볼 계획이었다. 15년 전에 몽블랑을 오를 때, 니데글까지 산악열차를 타고 갔다가 거기서부터 온전히 두 발로 걸었던 터라, 멤버들에게 보여 주고 싶었다. 돌이 날아다니는 너덜길을 소개해 주긴 어렵겠지만.


mont blanc.jpg montblancnaturalresort.com: 에귀 디 미디


montblancnaturalresort.com 사이트에서는 몽블랑 여기저기를 즐기고자 한다면 멀티패스를 사는 게 좋다고 안내하고 있다.


mont blanc pass.jpg montblancnaturalresort.com: 몽블랑 MultiPass


여러 날 돌아다녀도 좋겠지만, 만 하루를 알뜰하게 즐기기 위해 샤모니(Charmonix)에서 출발하는 1 day pass를 1인당 76유로에 예약했다. 스위스에서는 CHF(스위스 파랑)으로, 프랑스에서는 유로를 사용하기에, 환전할 때도 비상금으로 2 종류 지폐를 모두 챙겼다.


mont blanc pass2.jpg montblancnaturalresort.com: 몽블랑 1 day MultiPass


몽블랑에서의 1순위인 에귀 디 미디로 가는 케이블카는 미리 날짜와 시간을 예약해야 한다.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단체 관광팀이 등장하기 전이면 좋겠다는 마음에 오전 9시 10분으로 출발 시간을 정했다.


mont blanc multipass.jpg montblancnaturalresort.com: 몽블랑 1 day MultiPass + 에귀 디 미디 Bording Time 예약


그러나, 해가 그리 빨리 뜨고, 모두들 그리 빨리 깰 줄 알았더라면 조금 더 이른 시간으로 정했을 것이다. 오전 아홉 시에도 에귀 디 미디를 찾는 사람은 참 많았다.


리기(Rigi) 표 알아보기


루체른에서 꼭 가볼 곳으로 꼽히는 리기산.


rigi.jpg rigi.ch: 리기 산


루체른에서는 호수에서 유람선을 탄 다음, 산악열차로 리기 산에 오르는 게 유명하다. 렌터카로 움직이지 않았더라면 유람선도 고려했겠으나, 산악열차를 타는 곳까지 차로 이동할 수 있었기에, 유람선은 제외.


리기 산을 오르는 티켓은 가고자 하는 출발 역에서 도착 역까지 편도 또는 왕복으로 끊는 방법이 있고, 1 day 티켓으로 리기 쿨름(Rigi Kulm)까지 가는 열차(Cogwheel train)와 케이블카를 하루 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도 있다. 재미있는 건 '일과가 끝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TIME FOR FUN WHEN THE WORKDAY IS DONE)' 위한 티켓이 있다는 점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4시 이후에는 특별 할인을 적용해 준다. 퇴근길에 리기 산에 들러 가볍게 하이킹을 하거나 석양을 즐기라는 의미라고 한다. 1 day 티켓은 CHF 78, 일 끝나고 티켓은 CHF 47. 1년 동안 리기 산을 즐길 수 있는 365 days 티켓은 CHF 400.


rigi_pass.jpg rigi.ch: 리기 산 티켓


1 day 티켓과 일 끝나고 티켓을 두고 살짝 고민하였다. 하지만 취리히에서 출발해서 루체른으로 가는 시간이 1시간 정도였고, 취리히에서 볼거리, 놀거리가 많이 있다면 루체른 도착을 좀 늦출 수도 있기에 예매는 하지 않고, 현장에 도착해서 티켓을 사는 것으로 마음을 먹었다.


I think...


정보가 쌓여갈수록 스위스를 여행할 땐 배낭을 짊어지거나 짐에 대한 부담이 덜하면 스위스 트러블 패스(Swiss Travel Pass)를 이용해서 기차 여행을 하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스위스 트러블 패스를 가지고 있으면, 융프라우요흐에서도 리기 산에서도 그 외 여러 곳에서도 티켓을 구매할 때 할인을 적용받을 수 있다.


한 곳에 여러 날 머문다면 그곳을 거점으로 여기저기 다녀오는 것도 괜찮은 방법. 인터라켄에 머물면서 하루는 루체른, 또 다른 날에는 베른을, 문득 마터호른이 보고 싶을 때 체르마트를 다녀오는 것도 해봄직하다.


스위스 한달살이? 바로 플랜 짤 수 있다! 산이 좋으냐, 물이 좋으냐에 따라 머무는 시간을 달리 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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