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편지>
안녕하세요 선생님, 짧은 편지에도 긴 답장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역시 선생님은 참스승^^
선생님의 이번 편지에서는 특히나 제가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어요. 쭉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멘티가 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게 지지해주는 게 멘토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은 몰랐어요. 멘티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주는 게 전부인 줄 알았거든요. 돌이켜보니 선생님과의 편지로 저 또한 조언받고, 지지를 얻어서 아직은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네요ㅎㅎ 수학 후기 영상과 책을 보면서 그 사람들에게도 힘을 받는 거고요. 선생님과 수학 성공자들이 모두 제 멘토라고 생각하니 좀 든든한데요?ㅎㅎ
선생님께서 수학 교과서의 흐름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신기했어요. 교과서의 흐름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는데, 수학 교과서에 뼈대라는 것이 있군요. 모든 단원이 개념 -> 예제 -> 문제로 이루어진. 마치 플랫폼 같아요. 이 플랫폼 위에 각 단원의 내용만 얹히면 되는ㅎㅎ
학생들은 선생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설명을 듣고, 따라가기만 하잖아요. 수업 시작종이 울리면 선생님께서 들어오시고, 교과서 펴라고 하시면 펴고. 내용을 설명하시면 듣고, 문제 풀라고 하시면 문제 풀고. 수업 마치는 종 치면 수업 끝. 그리고 쉬는 시간 갖고 다음 수업 시작. 그래서 시키는 대로 잘 따라 하면 좋은 성적이 나오고, 모범생이 되는 거고, 수업 잘 안 듣고 딴짓하거나 관심을 안 가지면 못 하는 건 줄 알았는데 이렇게만 하는 건 아닐 수도 있겠네요. 그러고 보니 이제까지 참 수동적으로 공부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부하는 것도 나의 삶인데 주도성이 필요한 거 같아요. 선생님의 편지 내용은 수학 내용이 아니라 수학의 흐름과 뼈대에 관하여, 공부 내용이 아니라 공부법을 다루는 게 좀 특이하지만 제가 좀더 주도적으로 학습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시는 것 같아서 좋아요ㅎㅎ
그리고 개념, 예제, 문제에 관해서 말씀해주셨죠? 개념은 모든 수학 성공 후기에서도 강조하더라고요. 하도 많이 들은 내용이라서 뻔한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문제도 결국은 개념 확인을 위한 수단이라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습니다. 개념학습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선생님의 조언은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여러 가지로 공략해보라는 조언이요. 게임 전략 중 총공세 하는 것 같아요ㅋ 교과서 설명 읽어보고, 선생님 설명 듣고, 인강에서 개념 보고, 유튜브 검색, 친구 찬스… 이해가 안 될 수 없겠네요ㅎㅎ
예제에 대한 관점도 새로웠어요. 예제는 답이 나와 있어서 내가 풀어보고 답 확인하는 것, 또는 선생님이 설명해주시는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군요. 문제를 풀 때 개념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개념 관련된 대표 유형 문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알아야 하며, 서술형을 어떻게 작성하는지에 샘플이 된다. 저 열심히 읽었죠?ㅎㅎ 제 수준에서는 예제의 풀이를 달달 외우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ㅎㅎ
문제에 관련하여서는, ‘문제란 개념을 잘 이해했는지 개념을 활용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는 말씀이 와닿았습니다. 문제가 잘 안 풀리면 학습한 개념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저는 개념 공부부터 제대로 해야겠지만요ㅎㅎ
그리고 수준에 따라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달라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마음먹은 김에 문제집을 하나 사려고 하는데 친구들이 가장 많이 보는 문제집을 살까 했거든요. 제가 수학을 잘하지 못하니까 쉬운 단계의 문제집을 사는 게 맞겠네요. 제가 어느 정도 풀 수 있는 문제집을 선택해서 잘 풀면 성공 경험을 쌓게 되는 것이고, 자신감도 붙겠죠? 어느 정도 수준이 올라가면 그때부터는 자기 실력보다 조금 윗단계의 문제를 풀면서 문제해결력을 키워라. 그날이 오길 바라며 그때까지 명심하겠습니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포기하지 말고 나중에 다시 시도해보라는 조언은 새로웠어요. 제가 그나마 1학년 때는 열심히 수학 공부했잖아요. 그때는 문제가 안 풀리면 같은 방법으로 여러 번 다시 끄적여보고 그래도 답이 안 나오면 포기하고 답지 봤거든요. 그런데 안 풀리면 바로 답지 보지 말고 나중에 다시 시도해보라는 말씀이지요? 다시 보면 풀릴 수 있다니 신기한데요? 뇌를 소환하셔서 설명하시니 믿음이 갑니다ㅋㅋ 이 방법은 나중에 꼭 시도해볼게요. 어느 정도 제 수학 실력이 쌓이면요^^
선생님께서 내려주신 처방 ‘성공 경험’은 저에게 딱 필요한 것 같아요. '나도 수학 잘 할 수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아직 결과물이 없으니 확신이 안 섰거든요. 잘하고 싶지만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니 막막하기도 했고요. 성공 경험을 쌓고 자신감을 얻게 되어 수학을 점점 잘하게 된다면 이상한 기분이 들 것 같습니다. 선생님과 편지 나누기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기에ㅎㅎ
선생님께서 내주신 숙제는 진행 중입니다. 숙제를 완료한 후 자랑스럽게 편지 보내고 싶었지만, 그러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고, 무엇보다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데로 따라 하니 두 점을 이용해 일차함수식 구하는 것은 이제 할 수 있게 되어 자랑도 하고 싶었고요ㅎㅎ
예제의 방법을 그대로 따라만 해도 문제가 풀리는 사실이 놀라웠어요ㅎㅎ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넘어간 내용과 문제들이 많아서 그 내용들은 포기하자고 생각했는데 예제를 참고하면 스스로 다시 풀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개념학습을 굉장히 소홀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기울기 구하는 법, 일차함수의 기본식, 점의 좌표를 대입하는 법, 이런 개념들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문제를 못 푸는 게 당연했던 것이었네요. 제 머리 탓이 아니고요ㅎㅎ 반대로 생각하면 예제의 풀이 과정에 나와 있는 개념만 잘 알아도 기본적인 문제는 풀 수 있다는 사실에 희망도 보입니다. 함수는 여전히 어렵지만 이제 일차함수의 식 구하는 법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제의 풀이 과정 중 모르는 개념이 많아서 다시 찾아보는 게 시간도 오래 걸리고, 귀찮기도 하지만 하나씩 정복해가는 뿌듯함은 있습니다.
이왕 공부를 시작했으니 선생님께서 내주신 숙제 다 마친 후, 일차함수의 그래프 그리는 법도 마스터 해보려구요. 아직은 시작 단계이긴 하지만 문제가 풀리는 경험을 해보니, 기분도 좋고,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조금은 들었습니다. 이것도 성공 경험인 거 맞죠?^^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 드립니다. 수학 성공 후기에도 그랬고, 선생님 편지에도 쓰여 있는 내용인데, 문제를 스스로 풀 수 있어야 한다고 하셨잖아요. 충분히 고민하고 시간을 들여야 한다고도 하셨고요. 그런데 아무 생각도 안 나는데 어떻게 오랫동안 고민할 수 있을까요? 진짜 아무 생각도 안 나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막막할 때가 있거든요. 이럴 때 고민하는 건 시간 낭비 아닌가요? 차라리 답을 확인해보고 설명을 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만일 고민해야 한다면 얼마나 오래 해야 하는 걸까요?
답장을 기다리겠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중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