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나오기 전에 출판사 편집자와 작가는 토할 때까지 교정지를 본다. 그러고 난 뒤에 만나는 실물 책. 엄청나게 신기하고 기쁘다. 근데 나는 읽지 않는다. 몇 달 동안 구경만 한다.
대한민국 도슨트 <군산>이 나왔을 때도 바로 읽지 않았다. 어느 날, 예리한 독자님이 오타를 알려줬다. <소년의 레시피>는 5쇄까지 오타 있었다. 그건 괜찮았는데, 인문지리서에 오타가 있다는 건 너무나 맘에 걸렸다. 중쇄를 빨리 찍고 싶은 이유는 오로지 그거 때문이었다.
어제 21세기북스 책임편집자님한테 전화를 받았다. 중쇄를 찍게 됐다면서 고치고 싶은 부분을 알려달라고 했다. 일 마치고 나서 21세기북스 팀장님이랑 격정의 감탄사 “꺄아!”를 카톡으로 주고받았다. 팀장님이 그러는데 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를 만드는 지역콘텐츠팀은 중쇄 소식을 듣고 감격해서 울었다고 했다.
<중쇄를 찍자>라는 만화책을 좋아하고, 더구나 팀장님보다 좀 더 오래 산 사람으로서 나는 정신을 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