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전에 나는 강썬님에게 설교를 듣고 있었다. 베셀 작가나 스셀 작가 되려면 좀비가 나오든지, 사람이 죽는 걸 써야 한다고. 그러면서 강썬님이 좀비 스토리를 직접 들려주셨다. 그 전에는 강썬님에게 책을 30분간 읽어드렸다. 그전에는 강썬님과 유튜브를 봤고, 그 전에는 강썬님의 더블유 미들스쿨 다니기 싫은 심정에 대해 들었다. 그 전에는 저녁밥을 먹었고, 그 전에는 서점에서 퇴근했다.
다시 어젯밤 11시 24분으로 돌아오자. 헐! 서점 작업실 전기 히터를 그대로 켜놓고 온 것 같았다. 문지영 언니(한길문고 대표님)한테 카톡을 보냈는데 안 보는 거다. 안절부절하고 있는데 강성옥씨가 들어왔다.
“강성옥, 큰일난 것 같어. 나 서점에 히터 켜놓고 왔어.”
“걱정하지 마. 가스레인지 켜놓고 나왔다고 걱정하는 여성들 보면, 다 잘 끄고 나왔어.”
“나는 그런 걱정을 해본 적이 없어. 이건 진짜 위험하다고!”
강성옥씨는 서점에 같이 갔다 오자고 했다. 들어갈 방법이 없다. 나는 포털에 ‘전기 히터 몇 시간 동안 켤 수 있나요?’ ‘전기 히터 화재’ 같은 걸 검색했다. 강성옥씨는 작업실 전기 히터 위치 상 넘어진다고 해도 불 붙을 거 없다고 했다. 나는 정말 죽을 것 같았다. 이미 자정 넘었는데, 문지영 언니한테 전화를 걸었다. 언니는 자고 있다가 전화를 받은 것 같았다.
“언니! 밤 늦게 미안해. 나 서점에 전기 히터 켜놓고 온 것 같어.”
“괜찮아. 걱정하지 말고 자. 내일 새벽에 출근해서 볼게.”
“언니, 진짜 확실하다고. 안 끄고 온 것 같어.”
언니는 괜찮을 거라고 하면서 나보고 빨리 자라고 했다. 강성옥씨도 똑같은 말을 했다. 하지만 나는 잠이 안 왔다. 나라 걱정에다가 전쟁 걱정에다가 강썬님 더블유 미들스쿨 자퇴 걱정에다가 강원도 산불 걱정에다가 한길문고 화재 걱정까지.ㅠㅠ
30분에 한 번 꼴로 일어나서 군산 화재를 검색했다. 아무 것도 없었다. 사이렌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침에 문지영 언니 전화받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정말로 전기 히터가 켜져 있었던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