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에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스티커 사진을 두 장 붙여놨다. 지난주에 강성옥씨가 그걸 보고는 아들 사진을 안 붙였다고 지적했다. 말문이 막혀서 대꾸를 길게 안 했다. 그때 내가 눈치챘어야 했다.
“어! 방탄 친필사인앨범 가져가라고 했는데...”
일요일 저녁에 강성옥씨가 말했다.
“언제 그랬는데?”
“며칠 됐어. 퇴근 후에 가져가라고 했는데 깜빡했어.”
아니, 진짜. 어떻게 하면 그런 말을 깜빡할 수 있을까. 내가 진짜 지금보다 한 살만 덜 먹고 덜 성숙했다면 난리났을 테지만 심호흡을 세 번 하고 문자를 보냈다.
“안녕하세요. 저 지금 엄청난 소식을 들었어요. 강성옥씨한테 방탄 친필사인앨범 가져가라고 말씀하셨다는데 그만 깜빡했대요(부부싸움 각).ㅠㅠ 오늘 저녁에라도, 아니면 내일 들러도 될까요? 혹시 교회에 가셨을까 봐 문자 보냅니다. 고맙습니다.” - 일요일 오후 7시 27분.
“교회 끝나고 이제야 문자 보냅니다. 제가 잘 보관하고 있으니 걱정마시고 언제든 연락주세요. 굿즈도 한 10개 정도 갖고 있습니다.” - 일요일 오후 8시 39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