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들고 다니는 건 잘 잃어버리는 편이다. 도시락 가방이나 우산은 정신 차리고 보면 사라지고 없었다. 수업료 든 봉투, 핸드폰, 자동차 키 등도 잃어버린 적 있다. 그래서 옷차림에 상관없이 백팩을 메고 다닌다.
이상하게도 솔방울이나 상수리, 수수꽃다리나 쥐똥나무 가지는 손에 착 달라붙는다. 오늘은 아파트 산책로에 있던 강아지풀 한 가닥이 내 주먹 속으로 들어와서 한길문고까지 따라왔다. 오랜만에 문지영 언니랑 박효영 선생님을 만났는데, 강아지풀 들고 있으니까 나보고 소녀 감성이랬다. 시골에서 막 자라가지고 그러는 건데.ㅋㅋㅋ
수분이 사라진 강아지풀 줄기는 소년의 머리카락처럼 곧고 뻣뻣하고 보드랍다. 감촉이 좋아서 노트북 자판에 두고 만지작거리는데 강썬님이 돌아왔다. 2차 성징이 오지 않아 아직 맨돌맨돌한 소년의 볼과 코끝을 간질여봤다. 강제로 유쾌해진 강썬님은 웃기 싫어서 화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