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하지 않는 마음 참 건강한 마음.’ 고등학교 때 이 진리를 배웠으면서도 내가 좋아하는 편백숲이 얼마나 근사한 곳인지 느끼려고 그냥 보통 편백숲을 좀 거쳐서 가는 편이다.
초라한 육신에 걸맞은 걸음 수는 5,000보. 무리하면 안 된다. 호수를 돌지 않고서 되돌아 나와 수련을 보고 오솔길로 접어들었다. 새들 소리는 시끄러웠다. 가만 듣고 있으면 피식 웃음이 나올 만큼 귀엽고 평화로운 지저귐이었다.
곧게 뻗은 나무들이 습자지처럼 빛을 한 겹 막고 있어서 조도가 낮은 편백숲. 새들도 오솔길보다 조심조심 지저귀는 듯했다. 딱 하나밖에 없는 평상은 여름 내내 무방비로 비에 맞아 후질러지고 있었다. 아무도 없으니까 눈을 감고 팔을 벌려 숲의 기운을 만끽하려는데 파고드는 소리. 앵앵앵앵~
“저기요, 모기님. 제가 두 달 반 만에 여기 왔어요. 10분만 참아주시면 안 될까요?”
말이 안 통할 때는 외롭다. 싹싹 빌려고 하는 틈에도 나를 물어뜯을 게 뻔한 생명체에게 고개를 숙일 수 없었다. 모기하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을 정말 참 너무 부러워하다가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