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중2님은 뭐에 꽂히면 자가발전기 돌리는 타입이다. 볼링 하루에 30게임씩, 포켓몬고 하루에 3만보씩, 큐브는 손톱이 다 들리도록 하루 내내. 그렇게 뜨거운 분이 목표한 점수 받을 때마다 폰 바꿔 줘라, 콤퓨타 바꿔 줘라, 자동차 사 줘라 하면 어쩔 텐가.ㅋㅋㅋㅋㅋㅋ
중2님의 폰은 2019년 가을에 샀다. 그때 대한민국 도슨트 <군산>에 들어갈 사진 찍어야 하니까 내 폰도 같이 바꿨다. 햇수로 5년, 만 3년 7개월을 썼다. 바꿔줄 때가 된 거다. 그런데 내 마음을 귀신처럼 간파한 중2님의 폰은 오늘 오후 4시쯤에 수송동의 편의점에서 바닥으로 떨어져버렸다. 즉시 기능을 상실했다.
오늘 읽은 책은 신형철의 <인생의 역사>. 신형철 선생님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시를 말하면서 열 달 동안 엄마에게 주요 임신 부작용을 거의 싹 다 경험하게 만들고 태어난 선생님의 아기 이야기를 들려줬다.
“나는 너를 사랑하고 너는 내가 필요하다. 그 반대는 성립하지 않을 것이다.” 또 이렇게도 표현했다. “사랑은 내가 할 테니 너는 나를 사용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