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에 한 번씩, 당진시립중앙도서관으로 글쓰기 수업하러 다닌다. 지난 목요일에는 운전을 해주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남의 차를 얻어타는 김에 나는 좀 더 요구했다.
“그럼 1시간 정도 일찍 출발하면 어때? 당진 면천에 ‘오래된 미래’라는 책방 있더라. 공가희 작가님 출판사도 있고.”
반듯한 사회인으로 보이는 그의 신분은 ‘밥걱정의 노예’. 배달 음식 시키면 되는데도 잽싸게 김밥 도시락 두 개를 싸서 하나는 식탁에 올려두고 하나는 자동차에 실었다. 절대 데이트 느낌이 나지 않도록 어디에도 들르지 않고 오후 6시 50분에 나를 당진시립중앙도서관에 내려줬다.
“배지영! 당진 수업 가는 날, 집에 오지 마. 무조건 호텔서 자고 와.”
밤 11시. 화물차가 많이 다니는 고속도로를 달려 집에 도착한 밥걱정의 노예는 말했다. 어? 나도 할 말 있는데요. 호텔이라면 자고로 뷰가 좋아야 하고요, 제가 원하는 호텔은 당진시립도서관에서 40분 정도 운전해서 가야 하는데, 그럴 바에는 집에 와서 자는 게 나은데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 내고 주장해야 할 때가 있다. 운전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못한 나는 그냥 알았다고만 했다.
당진 필경사, 합덕성당, 합덕제 사진은 내가 운전하고 가서 찍었다. 앞으로 찍을 당진 곳곳도 그래야겠지. 어쨌든 남이 운전해주는 차를 타고 다닐 만큼 성공(?)하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