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일기와 에세이 사이
완전히 달라진 나
by
배지영
Apr 29. 2023
어제는 직장 다니는 사람처럼 일찍 움직여야 했다. 강성옥 씨가 뚝배기에 만들어준 알밥을 먹고 나가서 오후 6시까지 내내 낯선 곳에
누워 있었다. 점심은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집에 돌아오니 신선한 게 먹고 싶었다. 오이와 사과! 강성옥 씨는 내 말을 충분히 알아들은 것 같았다. 달래간장에 빠뜨린 순두부까지도 뭐 괜찮았다. 김치볶음밥에 두부전은 진취적으로 먹을 수 없어서 깨작거렸다. 평범하지 않은 날에는 편식도 허용될 테니까.
밤중에 연락 없이 강제규님이 방문했다. 식구들이 남긴 음식도 진공청소기처럼 흡입하는 청년이 집에 온 이유는 낭만적이었다. 어머니한테 꽃을 주기 위해서.
“돈 아깝게 왜 그랬어?”
이따위 말이 튀어나오지 않았다. 번개 맞았다거나 감나무에서 떨어지지 않고도 환한 표정으로 꽃을 받았다. 아름다움 앞에서 오롯이 아름다움만 보았다.
옛날 우리 시골 어른들은 죽을 때나 되어야 사람 변한다고 했다. 럭키 걸! 양쪽 가슴에 섬유선종 제거하는 맘모톰 시술을 받았을 뿐인데 나는, 완전히 달라졌다. ㅋㅋㅋㅋㅋ
#남편의레시피
#편식허용
#당일퇴원
#잘끝났음요
keyword
달래간장
알밥
뚝배기
41
댓글
16
댓글
16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배지영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출간작가
학교 운동장에 보름달이 뜨면
저자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소년의 레시피』『남편의 레시피』『범인은 바로 책이야』『나는 진정한 열 살』『내 꿈은 조퇴』『환상의 동네서점』 대한민국 도슨트 『군산』 ..
구독자
4,873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대문호 증상
5월 13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