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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지영 Apr 29. 2023

완전히 달라진 나

어제는 직장 다니는 사람처럼 일찍 움직여야 했다. 강성옥 씨가 뚝배기에 만들어준 알밥을 먹고 나가서 오후 6시까지 내내 낯선 곳에 누워 있었다. 점심은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집에 돌아오니 신선한 게 먹고 싶었다. 오이와 사과! 강성옥 씨는 내 말을 충분히 알아들은 것 같았다. 달래간장에 빠뜨린 순두부까지도 뭐 괜찮았다. 김치볶음밥에 두부전은 진취적으로 먹을 수 없어서 깨작거렸다. 평범하지 않은 날에는 편식도 허용될 테니까.  

밤중에 연락 없이 강제규님이 방문했다. 식구들이 남긴 음식도 진공청소기처럼 흡입하는 청년이 집에 온 이유는 낭만적이었다. 어머니한테 꽃을 주기 위해서.


“돈 아깝게 왜 그랬어?”


이따위 말이 튀어나오지 않았다. 번개 맞았다거나 감나무에서 떨어지지 않고도 환한 표정으로 꽃을 받았다. 아름다움 앞에서 오롯이 아름다움만 보았다.


옛날 우리 시골 어른들은 죽을 때나 되어야 사람 변한다고 했다. 럭키 걸! 양쪽 가슴에 섬유선종 제거하는 맘모톰 시술을 받았을 뿐인데 나는, 완전히 달라졌다. ㅋㅋㅋㅋㅋ  

#남편의레시피

#편식허용

#당일퇴원

#잘끝났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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