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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지영 Jun 16. 2024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좋아한다 사랑한다는 말 앞에서 사람들은 일단 숨죽인다. 보이지 않는 감정이 어떻게 움직였을까를 상상해 본다. 먼지처럼 눈에 안 띄는 이 고즈넉한 동사들은 동질감을 공유하는 사람과 접속하면 파란 불꽃을 일으켜 이야기를 만든다. 음식, 책, 영화, 여행, 풍경, 아티스트, 드라마 등이 살아 숨 쉬며 사람 사이를 오간다.  

... ... ... ... ... ...


대상에 애정을 기울이면 확실히 잘 쓰게 된다. 마음속에 들어와 떡하니 자리 잡은 것들, 너무 좋아서 신음하듯 ‘으흐흐흐’ 웃게 만드는 존재들을 떠올려 보자. 좋아한다 사랑한다는 말에는 가속도가 붙는다. 공기처럼 형태가 보이지 않는 이 동사들은 결국 자기 자신과 맞닿아 있다.”

-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사계절, 배지영  


힘드니까 그만두는 사람이 있고, 힘들어도 계속하는 사람이 있다. 글쓰기를 말할 때, 나는 후자의 편이다. 나도 힘들고, 당신도 힘들고, 박완서 작가님도 힘들었고, 헤밍웨이도 힘들었던 게 글쓰기라고. 원래 힘들고, 오늘 잘 써도 내일은 초기화되어 못 쓰고, 모레는 한 글자도 안 써지지만, 어떻게든 버티면 그만큼 희열이 있는 게 글쓰기라고.


지난 금요일 저녁 한길문고. 동네서점에서 글쓰기 수업 열리기만을 고대하던 시민들이 오셨다. 멀리 호주에서도, 반차를 내고 경기도에서도, 퇴근하고 전주에서도 오셨다. 글쓰기는 강연을 듣는다고 잘 써지는 건 아니지만, 그날 들은 한두 마디에 마음이 움직여서 집 돌아가자마자 ‘쓰는 세계의 문’을 박력 있게 열고 들어갈 수도 있다. 그러니까 강연 잘하자.


인생 뭐 뜻대로 되나.

강연 직전에 받은 꽃다발 덕분에 나는 균형 따위 없는 밸런스 게임으로 시작했다.

(짐작하는 그거) 꽃 VS 배지영. ㅋㅋㅋㅋㅋㅋ


호주에서 오신 분의 언니(영어 이름이라서 까먹음)님이 즉석에서 노래를 불러주시고, 매일 글을 쓰는 초등학교 4학년은 맨 앞자리에 앉았고, 내 글쓰기 강연을 몇 번이나 들은 적 있는 분은 중간 자리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나를 보았다. 금요일 밤에 시간을 낸 사람들에게 뭐라도 주고 싶어서(웃기는 걸 좋아해서 오해받지만 저는 E 아니고 I 입니다) 애썼다.


혼자 말을 많이 하면 그보다 몇 배의 시간 동안 혼자 있어야 한다. 금요일 밤에는 한길문고 박효영 상주작가님이 남자친구처럼 내 가방을 들어 주며 곁에 있었다. 나는 꽃다발을 안고 천천히 걸었다. 예전에도 우리 둘이 밤길을 걷곤 했다. 우리 집 앞에서 다시 박효영 집 쪽으로 갔다가 다시 우리 집으로.


그날 박효영 상주작가님과 나는 한방에 헤어졌다. 잘 가라고 말하기 전에 우리는 꽃향기를 맡았고, 그 전에 우리는 꽃향기를 맡으면 힘이 솟는 꼬마자동차 붕붕 이야기를 했고, 그전에 우리는 산으로 가는 이야기를 했다.


박효영 : 붕붕붕 ㅎㅎ 안녕히 주무세요!

배지영 : (사진 보낸 뒤에) 꽃향기를 보내오. 붕붕!!

 

침대에서 유치한 카톡을 주고받다가 잠들었고, 토요일 아침에는 일찍 일어났다. 당진시립중앙도서관 가서 글쓰기 수업했다. 잘 준비해서 갔고, 수업 시간에 툭 튀어나오는 내 드립도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 선생님들의 발전하는 글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쓰는사람이되고싶다면

#글쓰기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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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립중앙도서관

#1인1책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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