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왕신여중의 ‘한 학기 한 권 읽기’ 책은 <소년의 레시피>. 강연 날짜 잡을 때부터 ‘작은새책방’을 생각했다.
책도 미리 싹 읽고 독서록까지 각자 꼼꼼하게 정리한 왕신여중 학생들은 해맑고 다정했다. 일찍 온 학생들이 뒷자리에 앉았길래 앞으로 와주세요, 했더니 돌아온 답.
“저희도 앞에 앉아서 작가님 얼굴 가깝게 보고 싶죠. 그러면 진짜 좋지만 3학년은 뒤에 앉아야 해요. 1학년이 앞에 앉아요.”
정읍교육지원청 강보람 주무관님과 나는 동시에 “와! 말을 너무 예쁘게 하네요.”라고 했다.
학생들의 반짝이는 눈빛과 질문 덕분에 강연은 잘 끝났다. 신나는 마음으로 정읍 사시는 미애 선생님 만나서 순창으로 넘어가 점심 먹고(저는 낮에 밥 안 먹어요. 하루 세끼 다 먹는 프리랜서는 가난을 면치 못하니까요), 산으로 가는 얘기하면서 많이 웃고, ‘작은새책방’으로 갔다.
2년 전에 북토크 하러 왔던 ‘작은새책방’은 그 모습 그대로 있었다. 더 앳되고 갸름해진 새롬 대표님(둘째아이가 벌써 28개월)이 엄청나게 맛있는 아인슈페너를 만들어 주었다. 와! 진짜 한 모금 마실 때마다 따뜻한 커피에 차갑고 달콤한 크림 칭송을 했다. 그리고 자두 아이스티(자두는 새롬 대표님 집에서 따온 거)까지 마셨다. 헐! 너무 맛있잖아요
2년 전에 일로 처음 만났고, 그리고 이번이 두 번째인데, 나 왜 그랬을까. 새롬 대표님과 너무 신나게 얘기를 하는 거다(오랜만에 뵈어서 반가운 나머지 혼자 너무 떠든 것은 아닌지 죄송하네요_feat 작은새책방 새롬 대표님 인스타).ㅋㅋㅋㅋㅋㅋ
혼자만 얘기한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좀 외롭고 허무한데 돌아오는 길에는 그런 마음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 사이드미러로 보이는 구름까지 너무 아름다워서 갓길에 차를 세우고 서 있었다. 언제나 눈물보다 스피드가 빠른 콧물이 나와서 몇 번 훌쩍였다.
참, <나는 진정한 열 살>은 ‘작은새책방’에 오는 초등학생들이 한 번은 읽게 되는 책. 모르고 있었는데 유새롬 대표님이 가르쳐주었다.
내가 모르는 데서 사랑받는 <나는 진정한 열 살>과 <소년의 레시피> 덕분에 1학기에도 초등학교,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났다. 고맙습니다. 이 사랑 못 잃어.ㅋㅋㅋㅋㅋ